[조원경의 돈의 세계] 2026년 환경규제 경계령
산업폐기물은 돈이 된다. 우리나라 폐기물의 90%를 차지하는 귀한 몸이다. SK·태영 같은 대기업이나 사모펀드가 산업폐기물 사업에 뛰어든 이유다. 이들이 내세우는 친환경이나 자원순환은 액면 그대로 사실일까? 혹시 친환경으로 포장한 그린워싱(greenwashing)은 아닐지 궁금하다. 너도나도 폐기물 사업을 하려 하니 지자체는 특혜 시비에 시달릴 수 있어 몸을 사리고 있다. 기존 제조업 중심으로 허가받은 산업단지의 경우 산업폐기물 매립장 전환은 불허한다는 방침도 나왔다. 더 많은 폐기물 생성으로 더 많이 묻고 소각하면 민간업체 배만 불린다. 이런 식으로 산업폐기물량을 줄이는 게 과연 가능할까.
2026년 1월부터 수도권은 종량제 봉투에 담긴 생활폐기물을 매립하지 못해 소각해야 한다. 수도권 이외 지역은 2030년부터 시행한다. 생활폐기물 처리는 지자체 몫이다. 서울시의 쓰레기 소각장은 강남·마포·노원·양천구 4곳이다. 이곳 소각장에 반입량이 넘쳐 소각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하나. 지금은 인천 수도권 매립지로 향하나 직(直)매립이 안 되면 서울에 소각장을 더 지어야 한다. 소각장이 없는 구청은 소각장 건설을 강 건너 불 보듯 한다. 합의가 안 되면 각 구청의 쓰레기는 자체 해결해야만 할까?
유럽연합(EU)의 배출권거래제도(ETS)는 온실가스 감축에 큰 역할을 해왔다. EU는 탄소배출 부담금 성격의 관세를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를 2026년 1월부터 시행한다. 한국 탄소배출권이 EU에서 인정받으면 유럽에 수출하는 한국기업이 받을 부담이 완화된다. 우리 ETS의 배출권 가격은 크게 하락해 탄소 배출량 감축 유인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유럽과 우리의 탄소배출권 가격 차이가 커 한국의 탄소배출권을 EU가 어떤 조건으로 인정할지 의문이다. 2026년 1월을 바라보면 시간이 없다. 속 터져도 차분하고 신속하게 정부와 지자체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
조원경 UNIST 교수·글로벌 산학협력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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