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강력한 사석전법
2024. 9. 20. 00:02
〈본선 4강전〉 ○ 박정환 9단 ● 딩하오 9단
장면⑥=사소취대(捨小取大).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취한다. ‘바둑 10결’의 하나로 다들 아는 얘기지만 막상 버리려면 아깝다. AI 이후 ‘버리기’가 대유행이다. 아까워도 버리면 얻는 게 많다는 걸 AI로부터 배운 것이다. 박정환은 백1로 잇는다. 흑2로 막히면 살길이 없지만 5까지 나간다. 죽음이 확인될 때까지 계속 키워 죽이는 하수 바둑 같지만 그게 아니다. 흑6으로 백은 잡혔지만, 이 백은 일곱 수. 이걸 밑천 삼아 상변 흑을 공격한다. 강력한 사석전법이다.
◆실전 진행 1=형세는 팽팽하지만, 주도권은 백이 쥐고 있다. 앞서 좋은 기회를 놓쳤지만 백은 강력한 사석전법으로 전국을 호령하고 있다. 흑1, 3은 필연. 지나가는 길에 던진 백4는 날카로운 잽이다. 흑은 감히 저항하지 못한다. 자칫 백A로 나오는 큰 사건이 벌어질 수 있다. 6은 기분 좋은 선수고 8의 압박도 통렬하다.
◆실전 진행2=계속 실전을 본다. 흑1에 백2의 포위. 백6에 이르러 흑은 더이상 나갈 길이 없어졌다. 백은 일곱 수인데 흑은 몇 수일까. 수가 늘지 않는다면 흑도 일곱 수다. 딩하오는 흑9로 잡아둔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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