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보너스·용돈 들고 쇼핑” 이런 고객 겨눈 할인전 봇물

오삼권 2024. 9. 2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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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 경쟁하는 유통업계


“친척 집에서 명절 지내고 집에 오자마자 앱으로 30만원 어치 옷을 샀어요. 스트레스에 지친 나를 위한 선물이에요.”

추석 연휴 때 대전과 충남 논산시에 있는 친척 집을 방문했다가 지난 18일 서울로 돌아온 직장인 이모(25)씨가 이같이 말했다. 이 씨는 “‘취업했으니 이제 결혼은 언제 할 거냐’고 채근하는 친척들 잔소리에 스트레스를 받다가 아빠랑 말싸움까지 했다”며 “명절 상여금으로 쇼핑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고 말했다.

19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마트 등은 연휴가 끝난 이후 할인전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추석 때 받은 용돈·상여금을 사용하려는 소비자나, 명절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풀려는 ‘보상 소비’ 심리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화점·아울렛 업계는 패션 품목, 마트·편의점 등은 먹거리를 중심으로 행사를 한다.

차준홍 기자

백화점 업계는 가을 패션 쇼핑에 나선 고객을 노린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22일까지 모바일 앱에서 패션·푸드마켓·식당가·건강·생활 부문 ‘한가위 쿠폰 패키지’를 제공한다. 이달 27일부턴 가을 정기세일, 다음 달 1일부턴 화장품 브랜드 기획전 등 할인 행사를 줄줄이 이어간다.

현대백화점도 29일까지 ‘도심 속 나들이’를 주제로 패션 부문 할인 행사에 나선다. 판교점은 10여 개 패션 브랜드 상품을 30~50% 할인해 판매하고, 미아점은 경량 패딩 등 아우터를 할인 판매한다. 롯데프리미엄아울렛은 다음 달 23일까지 아웃도어 브랜드 상품을 최대 70~80% 할인하는 ‘아웃도어 수퍼위크’ 행사를 한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명절 전엔 선물용 과일 판매가 늘고, 명절이 지나고 나면 패션 품목 판매가 느는 편”이라며 “업계에서도 각 시즌에 맞춰 행사를 준비한다”고 했다.

차준홍 기자

대형 마트는 더위가 한풀 꺾인 추석 이후 가을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를 위해 가을 신선식품 할인전에 나선다. 롯데마트는 30일까지 150여 개 신선·가공식품을 할인 판매하는 ‘스노우 플랜 가을 페스타’를 진행한다. 행사 기간 중 캐나다산 삼겹살과 목살을 100g당 990원에 판매하고, 노르웨이 연어를 시세보다 30% 저렴하게 판매한다.

홈플러스는 25일까지 가을 인기 먹거리를 최대 50% 할인 판매하는 ‘가을의 맛 AI로 맛나다’ 행사를 진행한다. 홈플러스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새우·호박 고구마 등 소비자가 선호하는 제철 식품을 할인 품목으로 선정했다.

이커머스와 편의점 업계도 할인 행사를 선보인다. 쿠팡은 22일까지 가공식품·생활용품 등 1만여종을 최대 50% 할인하는 ‘와우 할인 데이’를 진행한다. G마켓과 옥션은 29일까지 ‘리프레쉬 세일’을 통해 제철 식품과 생활용품을 할인 판매한다. 이마트24는 30일까지 봉지 과자·봉지라면 전 상품을 할인한다.

업계의 할인 행사는 연휴 이후 확대된 소비 심리를 연말까지 이어가기 위한 전략이다. 이종완 이마트24 영업마케팅팀장은 “용돈·상여금으로 연휴 직후 소비가 늘어나는데, 이번엔 개학한 지 얼마 안 된 학기초 시점까지 겹쳤다”며 “점포 매출을 높이기 위해 할인 행사를 준비했다”고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미국도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사이에 대규모 할인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를 진행한다”며 “이번 업계의 할인 행사도 연휴 때 확대된 소비 심리를 연말까지 끌고 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교수는 “소비자는 일시적으로 소득이 늘어난 데다 ‘고생한 나를 위해 소비한다’는 보상 심리에 힘입어 소비를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오삼권 기자 oh.sam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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