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00원 햄버거, 8500원에 무료배달?”…외식업계 꼼수
소비자에게 가격 차이 알리지 않아
맥도날드는 지난 5월 대표 메뉴인 빅맥세트 가격을 7200원으로 300원 올렸다. 그러나 빅맥세트 배달 메뉴 가격은 개당 8500원으로 매장에서 판매하는 가격보다 1300원 더 비쌌다.
KFC도 지난 3월 이중가격제를 2년여 만에 다시 도입했으며 파파이스는 지난 4월 제품 가격을 인상하며 배달 메뉴는 매장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책정했다. 버거킹 와퍼 세트는 배달앱과 매장의 메뉴 가격이 무려 1400원이나 차이났다.
롯데리아와 맘스터치도 이중가격제를 검토 중이다. 맘스터치 가맹점주협의회가 배달 플랫폼 수수료 부담이 늘었다면서 이중가격제를 요구해 본사가 직영점에서 다음 달까지 이를 테스트할 계획이다.
커피 브랜드도 이중가격제를 적용하고 있다.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에서도 아메리카노 배달 제품 가격은 2000원(HOT기준)으로 매장 제품 가격보다 500원 비싸다.
앞서 한국 소비자원이 작년 서울 시내 34개 음식점을 조사한 결과 분식집과 패스트푸드·치킨 전문점 등 20곳(59%)이 이중가격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21년 조사에서도 주요 5개 햄버거 브랜드 가운데 롯데리아와 맥도날드, 버거킹, KFC 등 4개 업체에 대해 배달로 많이 주문할수록 소비자에게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원은 당시 배달 주문과 매장 구입 제품 가격이 다르다는 사실을 주문 및 결제 과정에서 명확하게 알리라고 권고했지만, 3년이 지난 지금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외식업체들은 이중가격제 도입이 배달 플랫폼 수수료 등 배달 비용 부담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배달의 민족과 쿠팡이츠는 외식업주로부터 배달비 외에 음식값의 9.8%(부가세 별도)를 중개 수수료로 받고 있다.
외식업체가 ‘이중 가격’을 적용하는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소비자에게 이중가격제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배민이나 쿠팡이츠에서 KFC, 파파이스를 검색하면 배달 제품 가격이 매장과 다르다는 공지를 하지 않고 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무료 배달이라고 해도 메뉴 가격에 배달비가 숨어있어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된다”면서 “소비자가 오인하지 않도록 배달비를 음식값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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