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 컷’에 기준금리 ‘10월 인하론’ 힘 받는다

김동운 2024. 9. 1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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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p 인하로 한-미 기준금리 차이 1.5%p로 줄어들어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 2.0%…한은 물가안정 목표치 부합
부동산 시장에 발목…수도권 매매가 상승세에 발목 잡힐수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 AFP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5%p 인하하는 ‘빅 컷’을 단행하면서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압력이 커졌다. 특히 한은이 중요시하는 물가상승률도 기준치에 부합하며 금리 인하 조건이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미 연준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에서 4.75∼5.0%로 0.5%p 인하했다. 이번 결정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이어갔던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차이는 상단 기준 2.00%p에서 1.50%p로 줄어들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지난 2020년 3월 이후 약 4년6개월만이다.

앞서 발표된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연준이 베이비컷(0.25%p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나, 연준은 노동 시장 침체를 막기위한 조치로 빅컷을 단행한 것으로 해석된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이번 빅 컷에 대해 지난 7월 회의 이후 추가된 여러 경제지표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7월 및 8월 고용 보고서가 나왔고, 2건의 인플레이션 보고서가 나왔다”며 “또한 고용지표가 인위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향후 하향 조정될 것임을 시사하는 보고서도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이들 지표를 모두 취합해 (FOMC를 앞둔) 묵언 기간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했고, 이번 (빅컷) 결정이 우리가 봉사하는 국민과 미 경제를 위해 옳은 일이라고 결론지었다”고 덧붙였다.

연준이 빅컷을 단행하면서 한국은행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한미 금리 역전차가 1.5%p로 좁혀지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수입물가·인플레이션 하락),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 해소 등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할 수 있는 요인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치권에서는 고금리, 고물가로 인해 내수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한은에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해왔는데 이 같은 목소리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한국의 물가가 빠르게 안정되고 있는 점도 기준금리 인하 압박을 키우고 있다. 지난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로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에 부합했다. 이는 2021년 3월(1.9%) 이후 3년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국제유가가 안정되면서 9월 물가 역시 2% 근처에서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이달 초 “물가 안정 측면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를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시기가 됐다”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들도 10월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빅컷으로 한은이 10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명분이 만들어졌다”며 “내수나 수출 등 국내 지표가 좋지 않은 가운데 글로벌 통화정책까지 변화하며 10월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통위원 4명이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다고 언급한 점도 다시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내수 및 수출 모두 둔화 압력을 보이고 있다”며 “가계대출 증가세는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의 문제이지 금리 인하 여부 자체를 제약시키는 요인이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추진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10월 단행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은이 오는 10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선다 해도 추가 금리 속도는 매우 더딜 것으로 보인다. 박종우 한은 통화정책 담당 부총재보는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금리 인상 폭이 주요국 대비 낮은 점을 거론하며 “인하 사이클에서도 조정의 폭이나 속도에 대한 기대를 형성할 때 이런 부분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수도권 집값 폭등과 이에 따른 가계부채 급등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어 금리인하는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수도권 집값은 연일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3% 올라 25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승 폭도 전주보다 0.02%p 상승했다.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도 0.07% 올라 전주(0.06%)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 간담회를 보면 9월과 10월 지표를 관리해야 한다는 언급이 나왔다는 점에서 금리 인하는 11월 가능성이 높다”며 “가계부채와 수도권 집값을 직접 거론한 만큼 10월에는 2명 정도가 인하 소수의견을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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