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배웅 나선 한동훈, 24일엔 대통령실 만찬…의·정갈등 해법 찾나

김민정, 박태인, 윤지원 2024. 9. 1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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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 순방을 위해 출국하며 환송 나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체코 공식 방문차 19일 출국한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공항에 환송하러 온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의 손을 맞잡았다. 윤 대통령은 체코 순방을 마친 뒤인 24일 국민의힘 지도부를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한다. 이날 만찬은 의·정 갈등 장기화 국면에서 삐걱대던 정부와 여당이 해법을 내놓을 수 있을지, 이를 기반으로 최소한의 국정 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24일 국민의힘 지도부를 용산으로 초청해 만찬 회동을 할 예정”이라고 밝힌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가 한자리에 모여 추석 민심을 점검하고 의료 개혁을 비롯한 개혁 과제, 민생 현안 등을 논의하는 폭넓은 소통의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찬 회동에는 당에선 한 대표와 추 원내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비서실장과 성태윤 정책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참석한다.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은 이번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7·23 전당대회 하루 뒤, 한 대표를 비롯한 신임 지도부와 전당대회의 패자들을 대통령실 야외 정원인 파인그라스로 초청해 삼겹살 만찬을 했다.

대통령실은 지난달 30일 여당 지도부와 두 번째 만찬을 하기로 했으나, 민생 대책 대응 등을 이유로 연기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의료 개혁 해법을 둘러싼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입장차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 대표는 지난달 25일 고위당정회의에서 ‘2026년도 의대 정원 증원 유예’를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제안했으나, 대통령실은 “정부의 방침에 변화는 없다”며 하루 만에 거절했다. 이후 만찬을 연기한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국민의힘 연찬회와 워크숍에도 불참했다. 9일엔 비한계 의원들만 초청해 비공개로 만찬 한 게 알려지면서 ‘윤·한 갈등설’이 다시 거론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운데)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과 19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로 순방 길에 오른 윤석열 대통령을 환송 하기 전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그러는 사이 윤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는 등 공멸 위기감이 번지면서 미뤘던 만찬이 재성사됐다. 24일 만찬 회동은 "순방 전에 날짜를 확정하는 게 낫겠다"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제안을 윤 대통령이 흔쾌히 수락하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번 만찬의 핵심 의제는 의·정 갈등 해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가 심혈을 기울여 온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이 지체되는 상황에서 정부·여당이 입장차를 조율하는 게 관건이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은 19일 “2025년 의대 정원은 수시 등 입시가 진행 중이라 조정 불가능하고, 2026학년도 이후 증원에 대해서는 유연한 입장”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날씨는 추워질 것이고 골든타임은 지나고 있다”며 조속한 협의체 구성을 강조했다. 이날 오후 한 대표는 국회에서 1시간 가량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과 비공개 면담을 가지기도 했다.

한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24일 만찬에서) ‘의료대란의 책임이 의사들에게 있다’는 식의 발언에 대한 수위 조절, 전공의 소환 조사 중지 등 자극할 만한 요소를 대폭 줄이고 의료계를 대화 테이블에 끌어올 수 있는 당정의 일치 된 목소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지난 18일 대전의 한 대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 도착한 119구급대원들이 응급환자를 응급실로 긴급 이송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야권이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순직해병 특검법,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 3개 법안을 강행처리 하는 등 정쟁 수위를 높이는 것도 당·정의 공동 대응이 필요한 부분이다. 여권 관계자는 “총선부터 9개월간 이어져 온 여권 내 신경전을 온전히 봉합하지 않으면 공멸”이라며 “이번 만찬에서 확실하게 용산과 온도차를 낮추는 것에 주안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민정·박태인·윤지원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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