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2026학년도 의대정원엔 유연한 입장"…25학년도는 조정 불가
대통령실이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의료계를 향해서는 “우선 대화의 장에 나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밝혔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은 19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여야의정 협의체 제안에 정부의 태도 변화와 같은 전제조건을 달며 문제 해결을 미룰 것이 아니다”며 대통령실의 입장을 설명했다. 장 수석은 “의사의 존재 이유인 환자의 외침을 외면하지 마시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주시기를 다시 한번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의료계가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복안과 관련한 질문에 이날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단 한 곳이라도 의향을 물어보고 취지를 설명해서 협의체를 조속히 가동하겠다는 것에는 당정이 같은 마음”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의료계가 신속하게 대화의 장에 나올 수 있도록 여당과 협조하면서 노력하고 있다”며 “그게 복안이고 대안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해 장 수석은 “이미 수시 등 대학 입시가 진행 중인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조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2026학년도 이후 의대 정원에 대해서 정부는 유연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검토한다는 말조차도 학생, 학부모를 굉장히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말했다.
추석 명절 연휴 ‘응급실 뺑뺑이’ 관련 사례로 보도된 광주 손가락 절단 환자·충북 청주 산모·대전 자상 환자 사례는 필수의료 인력이 부족한 문제에서 기인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장 수석은 “수지 접합, 응급 분만 및 신생아 입원, 외상 등 필수의료 인력이 부족한 분야”라면서 “배후 진료와 후속 진료를 담당하는 이들 과목 전문의가 오래전부터 부족했다”고 말했다.
필수의료 의사 부족의 배경으로 장 수석은 “2000년대 이후 전문의 전공과목이 이전보다 많이 세분되며 진료 전문성은 높아지지만, 진료 영역이 좁아졌고, 의사 수가 늘어나야 하지만 의대 정원 동결로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 부족에 더해 난이도에 비해 수입이 적은 불공정한 보상 체계와 의료사고 책임 부담 등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문재인 정부가 2017년부터 시작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이른바 ‘문재인 케어’가 필수 의료 현장의 어려움을 더했다고 지적했다. 장 수석은 “문재인 케어로 선택진료비, 상급 병실료 등 덩치가 큰 비급여 항목이 급여화 돼 겉으로 보는 보장성은 높아졌지만, 집행액이 폭증하며 국민 부담이 커졌다”며 “필수 의료에 대한 공정한 보상보다는 의료 남용을 가속화하고 수도권으로의 환자·의사 쏠림이 심화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필요한 비급여 진료, 의료쇼핑을 최소화하고 필수 의료 중심으로 건보 재정을 개혁하지 않으면 재정이 버티기 힘들어진다”며 “우리 정부가 의사 집단행동 등 어려움을 각오하고 의료 개혁을 시작한 이유이고, 내년이나 후년으로 개혁을 미룰 수 없는 이유”라고 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사직 전공의 8900명 중 33%인 2900명은 다른 의료기관에 신규 취업했다고 장 수석은 전했다. 장 수석은 “현재 출근 중인 레지던트는 1000명이고, 전공의를 사직하고 신규 취업한 전공의를 포함하면 전체 레지던트의 40%가 의료 현장에 이미 돌아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 수석은 전공의가 의료현장에 복귀하는 배경으로 “전공의가 의사라는 직업을 포기한 게 아니라 수련환경과 의료체계가 제대로 변화한다면 복귀해 수련을 이어가고 싶어 한다는 방증”이라면서 “세심한 교육·훈련을 받도록 투자를 강화하고 공정한 보상 체계와 소신 진료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전공의 복귀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야당이 의료개혁을 비판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나 일부 관계자 문책을 요구하는 데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어떤 큰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라기보다는 의료 개혁이 한창 진행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이라며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해결해 나가는 것이 시급하지, 누가 사과하거나 책임지는 것은 급선무가 아니다”고 했다.
문상혁ㆍ박태인 기자 moon.sang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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