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머니 무브'…‘强달러’ 피하니 ‘엔케리 트레이드’ 청산 압박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빅컷(0.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을 단행하면서, 글로벌 자본의 ‘머니 무브’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미국에 쏠렸던 투자 자금들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에 글로벌 금융 시장의 변동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다만 미국과의 금리 차에 따른 강(强)달러 부담은 다소 덜었다는 평가다.
시장에서 가장 촉각을 세우고 있는 ‘머니 무브’는 ‘엔 캐리 트레이드(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다른 나라 자산에 투자하는 것)’ 청산이다. 제로 수준인 일본의 낮은 금리로 빌린 엔화는 미국 같은 고금리 국가 자산의 ‘돈줄’ 역할을 담당했었다. 하지만 일본은행(BOJ)이 최근 제로 금리를 탈출한 데 이어, 미국의 빅컷으로 양국 금리 차가 좁혀지자, 엔화로 해외 자산을 사는 투자법의 매력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실제 엔화 자금의 향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달러 대비 엔화 값은 최근 상승 추세에 있다. 불과 두 달 전 달러당 160엔대까지 떨어지면서(엔화 환율은 상승) ‘수퍼 엔저’를 기록했던 엔화 값이 최근 달러 당 140엔까지 올랐다. 이는 향후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 축소를 시장이 이미 반영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달러 대비 엔화 값이 강세를 띨수록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도 커진다. 다만 19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같은 시간대 전 거래일(140.95엔) 대비 1.8엔 내린(환율은 상승) 142.75엔을 기록했다. 같은 날 제롬 파월 Fed 의장이 큰 폭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향후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발언하는 등 ‘매파적(긴축 정책 선호)’ 모습을 보이자 엔화 값이 소폭 약세를 보인 것이다.
20일로 예정된 BOJ 금리 결정이 향후 글로벌 머니 무브의 향배를 가를 전망이다. BOJ가 시장 예상과 다르게 금리를 올리거나, 향후 통화 정책 방향에 대해 더 매파적 태도를 취한다면, 지난달 ‘블랙 먼데이’와 같은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시장을 불안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투자자들에게 다가올 금리 인상에 대해 확실히 인식시키는 섬세한 과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도 글로벌 머니 무브를 촉발하는 요인이다. 만약 예상보다 미국 경제가 좋지 않다면 금리 인하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같은 글로벌 금융 시장 변동성을 촉발할 수 있어서다.
미국의 ‘피벗(Pivot·통화 정책 전환)’으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결국 11월 미국 대선까지 끝내야 진정될 거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강(强)달러 기조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높은 관세 정책과 재정 지출을 선호하고 있어, 기준금리를 그만큼 더 내리기 어려워서다. 실제 Fed가 빅컷을 단행한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치적 결정이 아니라고 가정할 때 경제가 매우 나쁘다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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