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가 울고 갈 판결"…사적제재 대신 '지옥에서 온 판사'의 처단 (엑's 현장)[종합]

조혜진 기자 2024. 9. 1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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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목동, 조혜진 기자) "기획의도 속 '인간이길 포기한 살인자에게 교화의 기회를 주기 이전에 삶을 송두리째 빼앗긴 피해자와 유가족을 먼저 보듬어야 한다'는 글귀가 와닿았습니다. 드라마 보시면 '이거 사적 제재 아니야?' 이런 생각 안 하시게 될 거라 자신 있게 말씀 드립니다." (박진표 감독)

SBS 새 금토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극본 조이수, 연출 박진표) 제작발표회가 19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홀에서 진행됐다. 자리에는 박진표 감독을 비롯해 배우 박신혜, 김재영, 김인권, 김아영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작품은 판사의 몸에 들어간 악마 강빛나(박신혜 분)가 지옥 같은 현실에서 인간적인 열혈형사 한다온(김재영)을 만나 죄인을 처단하며 진정한 판사로 거듭나는 '선악공존 사이다 액션 판타지'다. 

최근 법정물이 많이 나오고 있고, 전작인 '굿파트너' 역시 이혼 변호사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이와 관련, 타 법정물과의 차이점에 대해 박진표 감독은 "지옥이라는 세계와 세계관이 존재하기 때문에 옛 함무라비 법전처럼 똑같이 갚아주는 판타지가 존재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그 판타지 안에서 집중했던 건, 삶을 송두리째 빼앗겨 버린 피해자와 가족들, 그 부분에 집중했다"며 "단순 법정물이라기보단 선악이 공존하는 판타지 액션극이라고 생각하고 봐주시면 무리 없을 것 같다"고 짚었다.

또한 박진표 감독은 "작가님이 천인공노할 사건인데, 댓글에 '악마가 울고 갈 판결'이라는 댓글을 보고 이 드라마를 기획하셨다고 했다"며 작가가 처음 이 드라마를 기획하게 된 계기를 설명, 이에 공감해 함께하게 됐음을 밝혔다.

박 감독은 "제 출신 성분 자체가 첫 사회생활을 SBS 교양국에서 시사 다큐를 했다. 저도 그런 마음들을 항상 갖고 있는 사람이라서 판타지이긴 하지만, 그 판타지가 이 지독한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들 마음 속 희망이라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덧붙여 그는 "드라마 내 사건이나 판결들이 실제 존재하고 땅에 붙어 있는 내용이라 더 가감없이 표현하고 싶었지만 다 보여드리기엔 더 경악스러운 부분이 많아 오히려 축소하고 포장한 것들도 있었다. 드라마 보시면서 통쾌하게 마음 속 카타르시스를 느끼셨으면 좋겠다 생각했다"고 바람을 전했다.

또한 '사적제재'에 관한 관심이 뜨거운 시기인 만큼, 악마 강빛나의 처단 방식이 사적제재처럼 보일 수 있다는 지점에도 입을 열었다. 박 감독은 "사적복수나 사적제재 생각을 안한 건 아닌데, 기획의도 상에서도 그렇고 저희 드라마가 사적복수가 아니다. '지옥의 법에 의한 처단이다'라고 규정 지었다. 그 판타지가 우리들 마음 속에 있는 희망이나 바람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감독은 대본을 자세히 보기도 전, 기획의도만을 보고 작품을 하겠다 결정했음을 밝히며 "'인간이길 포기한 살인자에게 교화의 기회를 주기 이전에 삶을 송두리째 빼앗긴 피해자와 유가족들을 먼저 보듬어야 한다'는 글귀가 있었다. 그 말이 와닿았다"며 "드라마 보시면 '이거 사적제재 아니야" 이런 생각 안 하시게 될 거라 자신 있게 말씀 드린다"고 자신했다.

지옥의 방식으로 처단, 드라마의 몰입을 도울 배우들의 변신도 기대를 모은다. 극 중 박신혜는 사악하지만 사랑스러운 안티 히어로 강빛나 역을 맡아 안방에 짜릿하고 통쾌한 사이다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재영은 인간적인 열혈형사 한다온 역을 맡아 다정함과 강인함을 넘나드는 매력을 펼칠 전망. 또, 김인권은 악마 강빛나를 돕기 위해 함께 인간 세상에 온 또 다른 악마 구만도 역을, 김아영 역시 강빛나의 또 다른 조력자 이아롱으로 분해 박신혜와의 '케미'를 기대케 한다. 

극 중 분노를 부를 사건들이 많을 것으로 예고된 만큼, 배우들도 연기하며 어려웠던 부분으로 의외의 지점을 짚었다. 박신혜는 "빛나가 악마라 인간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한다. 공감을 잘 못하는 캐릭터인데, 배우분들이 너무 연기를 잘했다. 상대방 연기를 보고 감정이 안 들어야하는데 저도 모르게 몰입을 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날 때가 있었다. 그게 되려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박신혜는 "평소 저한테 울라고 하면 잘 울텐데 울지 말라고 하니 그것 또한 어렵더라. 공감이 안 가야 하는데 보다 보면 저도 모르게 빠져들어서 그런 부분들이 어려웠다"며 "리액션도 제 연기에 포함인데 제 감정을 눌러야만 했던 순간들이 많았다"고 밝혀 극에서 보여줄 천인공노할 사건들, 이를 그려낼 배우들의 연기에 궁금증을 높였다.

한편, '지옥에서 온 판사'는 오는 21일 오후 9시 50분 1, 2회 연속 방송된다.

사진=박지영 기자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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