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컷'에도 힘 못받은 코스피…'HBM 겨울' 전망에 반도체주 휘청

남윤서 2024. 9. 1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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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0.21% 오른 2580.80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했지만 추석 연휴 뒤 문을 연 국내 증시는 힘을 받지 못했다. 연휴 기간 동안 외국계 투자은행이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주 주가가 급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21% 오른 2580.80로 마감했다. 개장과 함께 2598선까지 상승하며 2600선 돌파를 시도했지만, 외국인이 1조1721억원을 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반면 일본 증시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는 미국 금리 인하와 엔화 약세 영향으로 2.13% 상승했다.

미국 금리 인하가 본격화했는데도 코스피가 지지부진한 것은 반도체주 하락 영향이 크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오전 11% 넘게 하락하며 15만원선이 무너졌다가 오후 들어 기관 매수세에 6.14% 하락한 15만2800원으로 마감했다. 삼성전자 역시 2.02% 하락한 6만31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한미반도체도 3.92% 하락했다.

국내 반도체주는 추석 연휴 기간 발표된 모건스탠리의 반도체 비관론에 직격탄을 맞았다. 모건스탠리는 15일(현지시간) ‘겨울이 닥친다(Winter looms)’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SK하이닉스 목표 주가를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무려 54% 낮췄다. 투자 의견도 ‘비중확대’에서 ‘비중축소’로 바꾼 사실상의 ‘매도(Sell)’ 보고서였다. 삼성전자 목표 주가도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28% 낮췄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4분기가 반도체 사이클의 고점이 될 것”이라며 “메모리 시장 상황이 악화하기 시작하면서 수익 성장이 어려워진다”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과잉공급을 우려했다. 구체적으론 “2025년엔 인공지능(AI) 지출이 정점에 달하고, 과대평가된 수요를 공급이 따라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최근 시장에선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3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의 향후 반등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차세대 제품인 HBM3E 12단이 계획대로 4분기에 출하되면 2025년에도 SK하이닉스 공급 우위가 이어질 것”이라며 “경기가 침체 수준만 아니라면 향후 강한 반등세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리 인하 수혜가 기대되는 제약·바이오주는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96%, 셀트리온은 3.23% 올랐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알테오젠(9.55%) 리가켐바이오(8.63%) 등 바이오주가 급등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0.86% 오른 739.51로 마감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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