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과 함께 흐르는 한가위 보름달... 산 강의 미래다
[박은영 기자]
▲ 세종시 하늘에 뜬 보름달 |
ⓒ 임도훈 |
▲ 금강에 서식하는 새들을 관찰하는 세종시민 |
ⓒ 임도훈 |
▲ 백제문화이음다리 공사 중인 모습 |
ⓒ 임도훈 |
이런 상황인데도 공주시는 백제문화제 때 공주보 담수를 요청했다. 한쪽에서는 담수를 하면서, 담수되면 이용할 수 없는 시설물을 예산 들여 설치하고 있으니 이해할 수 없었다. 만약 공주시가 침수될 것을 알면서도 만들고 있다면 직무유기이고, 모르고 만들었다면 제대로 조사도 판단도 못한 무능함으로밖에 설명되지 않는다. 백제문화제 전에 늘 비가 쏟아졌던 것을 생각하면 데크설치는 그대로 매몰 비용이 될 수 밖에 없다.
공주시는 앞뒤가 맞지 않는 사업들로 예산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공주보 담수시도를 중단하고 금강의 현재 모습에 맞게 백제문화제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무리한 담수시도는 시민혈세를 낭비하는 지자체로 낙인 찍히는 결말을 맞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관련 기사 : "물에 잠기는 '예산낭비' 데크길… 공주보 닫지 마라" https://omn.kr/2a88o).
▲ 천막농성장 건너편 백로, 가마우지가 쉬고 있는 모습 |
ⓒ 임도훈 |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고 4대강 재자연화 정책을 일방적으로 폐기하고, 보 처리방안도 취소하며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을 뒤흔들 때 투쟁하는 이들을 힘 빠지게 하는 말은 '다음 정권에서 하면 된다'는 말이었다.
강을 지키는 일은 어떤 정권은 할 수 있고, 어떤 정권은 할 수 없는 일이 아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자연환경을 잘 지키는 일은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 아닌가. 당장 강의 생명이 수장되고 파헤쳐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손 놓고 다음을 말한다는 것은 강의 미래를 포기하는 일이다.
▲ 오늘 지금 여기에서 지켜내야 할 금강 |
ⓒ 보철거시민행동 |
추석날 아침, 강변까지 내려오진 않고 그라운드 골프장 끝에 상을 간소하게 차려 차례를 지내는 가족들이 보였다. 언젠가 가족을 강가에 뿌려 와봤다고 하며 지나갔던 분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종보가 담수되었을 때는 아래로 내려오지 못하고 멀리서 바라만 보다 갔다고 하셨다.
금강이 흐르고 있어서 다행이다. 먼저 떠난 누군가를 기억하기 위해 강을 찾는 시민들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막혀서 냄새나고 가까이 오지도 못하는 강이었다면 그 마음이 더 슬프지 않았을까. 강은 인간의 삶과도 여기를 터전으로 하는 생명의 삶과도 관계되어 있기에, 우리와 단절된 어떤 것이 아닌 '삶으로 흐르는 강'이다.
지금의 우리 삶을 지켜내려고 애쓰며 하루하루 사는 것처럼, 오늘 우리 강을 지키기 위해 천막농성장의 하루를 지켜낸다. 강의 미래는 바로 지금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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