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에 나타난 ‘이 증상’, 방치하면 치매 위험

이슬비 기자 2024. 9. 1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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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층 열 명 중 한 명은 치매를 앓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이 6000여 명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26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잇몸병이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22%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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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노년층 열 명 중 한 명은 치매를 앓고 있다. 치매는 퇴행성 뇌 질환으로, 기억력, 언어능력, 판단력, 수행 능력 등이 저하돼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 대한민국 치매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까지 치매 환자 수는 세 배로 증가할 전망이다. 오는 2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알츠하이머협회(ADI)와 제정한 '세계 알츠하이머의 날'이다. 우리나라도 이날을 '치매극복의 날'로 지정하고, 치매 예방과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의 하나는 '구강 관리'다. 피 나고 붓는 게 주요 증상인 잇몸병은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인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이 6000여 명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26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잇몸병이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22%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잇몸병을 방치하면 구강 내 염증성 인자와 세균이 혈류나 신경을 통해 전신으로 퍼지는데, 이 과정에서 세균이 뇌에 침투하면 치매 유발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대한구강보건협회 박용덕 회장은 "지난해 잇몸병으로 치료를 받은 국민이 약 188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잇몸병이 단순한 구강 문제를 넘어 전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치태·치석 쌓여 잇몸병 유발

잇몸병은 치아 주위의 잇몸이나 잇몸뼈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치태'와 '치석'이 주요 원인이다. 음식물을 섭취하면 치아 표면에 세균이 달라붙어 치태가 형성되는데, 이를 제대로 제거하지 않으면 치석으로 발전한다. 치태와 치석이 제거되지 않으면 세균 수가 증가하고, 세균이 독소를 배출해 잇몸에 염증이 발생한다. 치과에 정기적으로 방문해 스케일링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평소 올바른 양치 습관으로 치태가 치석으로 발전하기 전 제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건강한 잇몸은 연한 분홍색을 띠고 단단하게 치아 주변을 감싸고 있다. 잇몸이 검붉은색으로 변하고, 부어오른 것처럼 느껴지면 잇몸질환이 시작됐다는 징후다. 양치질 중 혹은 침을 뱉을 때 피가 비칠 때도 잇몸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이밖에도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잇몸이 빨갛게 변하고 붓거나 ▲잇몸이 주기적으로 들뜨고 근질거리거나 ▲이와 이 사이가 벌어지고 음식물이 많이 끼거나 ▲잇몸이 내려가 점점 치아가 길어 보이거나 ▲나쁜 입 냄새가 나거나 ▲치아가 흔들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잇몸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치간’과 ‘잇몸선’ 중심으로 닦아야

잇몸병을 유발하는 치태는 주로 치간(치아 사이사이)과 잇몸선(치아와 잇몸의 경계부)에 남아 있다. 치간과 잇몸선을 중심으로 양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구강보건협회는 잇몸병 예방에 효과적인 양치법으로 ‘표준잇몸양치법(변형 바스법)’을 권장한다. 표준잇몸양치법은 칫솔을 연필 쥐듯이 가볍게 잡고, 칫솔모 끝을 잇몸선에 45도 각도로 밀착시킨 후 5~10회 부드럽게 진동시키며 잇몸에서 치아 방향으로 회전시켜 쓸어내듯 양치하는 방법이다. 표준잇몸양치법으로 잇몸병 예방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적절한 힘으로 치태를 제거하면서 미세한 진동을 줘야 한다.

평소 식습관에 따라 하루 세 번의 양치는 부족할 수도, 충분할 수도 있다. 세끼를 모두 챙겨 먹는다면 아침, 점심, 저녁으로 3번 양치하는 것을 기본으로 생각하고, 어느 시간대이든 음식물을 섭취한 후 1분 이내로, 최소 2분 이상 꼼꼼히 양치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박용덕 대한구강보건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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