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긴축 시대' 종료했지만…韓 집값·부채 '딜레마'
내달 금통위 결정 주목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p) 인하)을 단행했다. 통화정책 전환(피벗)에 나서면서 4년 넘게 이어진 긴축시대를 종료한 것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도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이지만, 꿈틀대는 집값과 가계부채를 고려하면 섣불리 결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한국은행의 딜레마는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준은 지난 17~18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5.25~5.50%에서 4.75~5.0%로 0.5%p 낮췄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유행했던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사실상 4년 6개월 만에 글로벌 경제·금융을 좌우하는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긴축에서 완화로 돌아선 것이다. 또 추가금리 인하 가능성도 내비쳤다. 연준은 이날 점도표에서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 0.5%p 추가인하를 예상했다.
연준이 빅컷을 단행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한은으로 쏠리고 있다. 한은이 보다 국내 여건에 집중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는 이유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이날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미국 통화정책의 피벗이 시작돼 외환시장의 변동성 완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며, 향후 국내 경기·물가 및 금융안정 여건에 집중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이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선 한은이 당장 10월에 있을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무엇보다 금리인하를 위한 전제 조건이 상당 부분 갖춰졌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114.54) 상승률(전년동월대비)은 2.0%로, 2021년 3월(1.9%)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물가 안정 측면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를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시기가 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2.0%p로 역대 최대였던 한·미 간 금리 격차가 1.50%p로 좁혀지면서 내외 금리차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 가능성이 낮아졌고, 이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 측면에서 도 기준금리 인하가 더 수월해진 점도 한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뒷받침 한다.
그러나 폭증하는 가계대출과 집값 상승은 한은의 딜레마로 꼽힌다. 만약 이달 말~10월 초까지 가계대출 관련 지표에 뚜렷한 감소세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줄곧 집값과 가계대을 금리 인하의 최대 걸림돌로 지목해 온 한은이 당당 피벗에 나서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특히 이달 들어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시작된 만큼, 금리인하가 되려 가계부채 증가의 요인으로 지목될 요인도 농후하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내달 가계부채와 부동산, 환율 여건 등의 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한은이 11월로 인하 시점을 미룰 수 있다는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이 총재 역시 10월 인하 가능성 관련 질문에 “10월에는 여러 경제 지표를 보고 판단해 결정할 것이고 11월에 인하할 수도 있다. 어느 방향이라고 지금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답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연준과의 동조화 압박에 대해서는 우회적으로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피벗으로 외환시장 압력이 줄었고 통화정책은 국내 요인에 더 가중치를 두고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준의 빅컷 인하로 한은의 10월 금리 인하에 대한 압박이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언론의 압박이 커지는 것이지 외환시장의 압박은 줄어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계속 이야기해온 것이 미국의 피벗을 임플라이(반영)한 뒤부터는 국내 요인을 보고 (통화정책을)해 왔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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