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배터리가 부풀었다고 그냥 버리지 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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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숙 기자]
우리 집에는 오래된 노트북이 있다. 우리 집의 유일한 컴퓨터다. 10년도 더 되었지만, 없어서는 안 되고 늘 함께 하는 친구다. 일상생활에서는 핸드폰처럼 꼭 필요한 물건이다. 퇴직 전에는 강의 다닐 때도 함께 다녔고, 퇴직 후에는 글 쓸 때뿐만 아니라 메일을 보낼 때 등 온라인으로 어떤 일을 할 때 꼭 필요한 친구였다.
이 친구는 2014년에 우리 집에 왔다. 그 당시 초등학교 교감이었는데 학교폭력 예방 전문 강사 연수받고 학교로 강의를 다녔다. 학생 대상 강의도 있었으나 학부모 대상 학교폭력 예방 연수가 많았다. 그때는 학교별로 학교폭력 예방 연수를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했다.
▲ 듀얼로 사용하던 노트북 오래된 친구처럼 사용하던 노트북, 커다란 모니터를 연결하여 듀얼로 사용하니 불편함이 없었다. |
ⓒ 유영숙 |
배터리가 부풀어오른 노트북
오래된 노트북이지만, 퇴직하고 2년 동안은 필요할 때마다 잘 사용하였다. 퇴직하고 작가로 살며 열심히 글을 썼다.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올릴 때도 꼭 노트북으로 기사를 올렸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컴퓨터가 너무 느려졌다. 가끔 기다림에 지쳐 짜증이 났으나 인내심을 가지고 사용했다.
남편이 컴퓨터를 사용할 때마다 너무 느려서 답답하고 불편하다고 새 컴퓨터를 사자고 했지만, 나이 들면 가능하면 있는 것 고쳐 쓰고 새로운 것은 안 사는 것이 좋다고 고집을 부렸다. 미니멀리스트는 아니지만, 나이 들어 물건을 늘리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 USB 저장 에러 메세지 지난 7월 중순부터 갑자기 에러 메세지가 뜨면서 USB에 문서와 사진 등이 저장되지 않았다. |
ⓒ 유영숙 |
9월에 노인복지관 강의도 있어서 마음이 급해졌다. PPT를 USB에 저장해 가야 하는데 걱정이 되었다. 그냥 사용하려고 했던 마음을 아무래도 바꾸어야 할 것 같았다. 컴퓨터는 글 쓰는 나에게는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가전제품이기에 고집을 부릴 수 없었다. 8월 중순에 여행 다녀오고 노트북을 살까 하다가 집 앞에 있는 컴퓨터 매장을 방문했다.
▲ 배터리 부푼 노트북 노트북 배터리가 부푼 지도 모르고 사용했다. |
ⓒ 유영숙 |
배터리 제거한 노트북, 새 친구로 돌아왔다
노트북에서 꺼낸 배터리를 가져온 컴퓨터 사장님이 '이렇게 부푼 배터리는 처음 본다'라고 하셨다.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부지런한 남편이 위험하다고 생각했는지 어느새 내다 버렸다. 배터리가 터지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 배터리 제거한 노트북 버릴 뻔한 노트북을 배터리를 제거하고 사용하게 해 주어 너무 감사했다. |
ⓒ 유영숙 |
▲ 새로 산 조립식 컴퓨터 새 컴퓨터는 속도도 빠르고 인터넷도 끊기지 않아서 편리하였다. |
ⓒ 유영숙 |
▲ 노인복지관 강의 장면 노인복지관에서 강의할 때 배터리 제거한 노트북을 가지고 가서 강의하였더니 강의가 술술 잘 되었다. |
ⓒ 유영숙 |
나이 들면서 새로운 물건은 가능하면 사지 말고 쓰던 것을 사용하자는 내 신념이 깨졌지만, 그래도 컴퓨터를 바꾸니 속도도 빠르고 글쓰기가 편해졌다. 이번 일로 나이 들어도 꼭 필요한 것은 사야 함을 노트북 고장으로 알게 되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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