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이번엔 무전기 연쇄 폭발... 이스라엘 사실상 배후 시인?

윤현 2024. 9. 1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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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에서 무선호출기(삐삐) 수천 대가 동시다발로 폭발하고 하루 만에 휴대용 무전기가 터졌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 는 "이번 사건은 헤즈볼라를 당혹스럽게 했고 무력화시킨 것처럼 보이지만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의 군사적 균형을 전혀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이스라엘의 삐삐 폭발 공격은 끔찍한 암살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라며 "하지만 헤즈볼라는 마비되지 않았고, 이제 보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확전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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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 삐삐·무전기 '동시다발' 폭발... 사상자 3천 명 넘어

[윤현 기자]

 레바논 동부 바알베크에서 폭발한 무전기 잔해
ⓒ AP = 연합뉴스
레바논에서 무선호출기(삐삐) 수천 대가 동시다발로 폭발하고 하루 만에 휴대용 무전기가 터졌다.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각) 레바논 각지에서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휴대용 무전기가 연쇄 폭발하면서 20명이 숨지고 450명 넘게 다쳤다고 레바논 보건부가 밝혔다.

전날 삐삐 폭발로 12명이 죽고 약 2800명이 다친 데 이어 무전기까지 폭발하며 두 사건으로 인한 사상자가 3200명에 달한다.

이스라엘 국방 "전쟁의 세로운 단계 진입"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전날 북부에 있는 라맛 다비드 공군기지를 방문해 전쟁의 새로운 단계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공군 장병들에게 "중심이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우리는 병력과 자원, 에너지를 북쪽으로 돌리고 있다"라며 "우리는 새로운 전쟁 단계의 시작점에 있다고 믿으며, 여기에 적응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 전쟁은 엄청난 용기, 결단력 그리고 인내심이 필요하다"라며 "북부 전선에서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는 명확하고 단순하다. 피란민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최근 헤즈볼라의 공세를 피해 고향을 떠난 북부 주민 6만여 명의 귀환을 전쟁 목표에 추가했다.

CNN 방송은 갈란트 장관의 발언에 대해 "중동을 다시 확전 위기의 가장자리로 몰아넣은 이번 작전에서 이스라엘 고위 관리가 처음으로 역할을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과 적대 관계인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후 1년 가까이 국경을 사이에 두고 무력 공방을 벌여왔다. 7월에는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최고위급 사령관 푸아드 슈크르를 암살하면서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국제사회, 싸늘한 반응... "이스라엘, 국제인도법 어겨"

국제사회는 이번 사건으로 인한 중동의 확전 가능성을 경계하며 이스라엘을 비판하고 나섰다.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폭발 사건은 충격적이며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민간인과 무장단체 대원을 구분하지 않고 다수의 사람을 공격한 것은 국제인권법과 국제인도법을 어긴 행위"라며 "국제사회가 독립적이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이스라엘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오는 20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 소통보좌관도 브리핑에서 "우리는 어떤 종료의 확전도 원치 않는다"라며 "위기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이 추가적인 군사적 작전이라고 전혀 믿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역시 "무선 호출기를 부비트랩으로 사용한 이번 공격은 국제인도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으며, 민간인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는 폭발 장치는 군사 목표물과 민간인을 구분하지 않고 공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론도 냉담하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이번 사건은 헤즈볼라를 당혹스럽게 했고 무력화시킨 것처럼 보이지만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의 군사적 균형을 전혀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이스라엘의 삐삐 폭발 공격은 끔찍한 암살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라며 "하지만 헤즈볼라는 마비되지 않았고, 이제 보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확전을 우려했다.

영국 BBC 방송도 "이스라엘의 이번 작전은 심각한 단점이 있다"라며 "헤즈볼라에 굴욕을 안겨줬지만, 그들을 막지는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스라엘, 헤즈볼라와 대화하며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하던 미국의 노력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헤즈볼라는 빠르게 회복해서 다른 소통 방법을 찾을 것이며, 레바논은 작은 나라여서 메시지를 쉽게 주고받을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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