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일해 모은 돈 고작 4700만원"…버림받았다는 日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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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장기 호황이 끝난 뒤 긴 경기 침체의 시작이었던 1990년대 후반 당시 갓 취업 전선에 뛰어든 젊은이들이 있었다.
이제 이들은 4050 세대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버블 붕괴'의 충격을 홀로 소화하고 있다.
빙하기 세대는 버블 경제가 끝나고 일본이 '잃어버린 10년'을 향해 접어들 무렵 취업 전선에 뛰어든 젊은이들이다.
실제 이들은 일본의 침체기 당시 여러 사회적 문제를 한 몸에 받아들인 세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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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중년 나이대…호황 못 누려
"일본사 비극 한 몸 짊어진 세대"
일본의 장기 호황이 끝난 뒤 긴 경기 침체의 시작이었던 1990년대 후반 당시 갓 취업 전선에 뛰어든 젊은이들이 있었다. 이제 이들은 4050 세대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버블 붕괴'의 충격을 홀로 소화하고 있다. 이들 세대 중 절반은 보유 자산이 500만엔(약 4700만원)에도 못 미치며, 노후 준비는 꿈도 못 꾸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비즈니스 잡지 '프레지던트' 온라인판은 19일(현지시간)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당시 사회에 나온 현 4050 세대를 집중 조명하는 특집 기사를 발행했다. 이들 4050 세대는 이른바 '빙하기 세대', 혹은 '잃어버린 세대'라고 불리기도 한다.
일본은 1980년대까지 유례없는 경제 호황을 경험하며 한때 국가 총생산(GDP)이 미국의 3분의 2에 달할 만큼 성장했다. 하지만 호황의 정점에서 시작된 자산 거품은 일명 '버블 경제'라고 불리는 경기 과열 현상을 야기했고, 이 거품이 1990년대 중반부터 터지기 시작하며 막대한 피해를 줬다. 빙하기 세대는 버블 경제가 끝나고 일본이 '잃어버린 10년'을 향해 접어들 무렵 취업 전선에 뛰어든 젊은이들이다.
당시 갓 사회 초년생이었던 빙하기 세대는 이제 40·50대로 중년의 나이에 들어섰다. 하지만 이들은 지금도 일본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세대라고 한다. 매체는 "빙하기 세대는 임금 인상도 다른 세대보다 느리며, 이는 정규직도 예외 없는 사항"이라며 "승진도 늦고, 보유한 자산도 적다. 이들의 노후는 국가의 사회 보장 정책에 상당한 우려 사항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이들은 일본의 침체기 당시 여러 사회적 문제를 한 몸에 받아들인 세대이기도 하다. 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렸으며,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아예 사회 활동을 거부하는 '히키코모리(은둔 청년)'가 처음 나타났던 세대다.
하지만 버블 붕괴기에서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빙하기 세대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이다. 프레지던트는 이들이 '낀 세대'가 되고 말았다고 지적한다.
경제 호황의 직접적인 수혜를 누린 고령층은 이미 상당한 자산을 형성했다. 지속된 고령화로 인해 '귀한 인재' 취급받는 작금의 2030 세대는 기업, 정부 할 것 없이 모두 혜택을 준다. 그러나 4050 세대는 소외되고 있다는 것이다.
매체는 "빙하기 세대의 절반 가까이가 보유 자산이 500만엔 이하"라며 "이들의 삶은 밟히거나 걷어차이는 일로 가득했을 뿐이다. 현대 일본 경제사의 비극을 한 몸에 짊어진 세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평가하기까지 했다.
다만 변수도 있다. 이들의 정치적 발언권은 앞으로 커질 일만 남았다. 빙하기 세대는 지금도 일본의 다른 세대보다 훨씬 규모가 큰 편인데, 이들이 고령층에 진입하면 '유권 세력'으로서의 힘은 막강해진다.
이 때문에 매체는 "막강한 유권 세력이었던 고령 세대의 배턴이 빙하기 세대에게도 돌아온다"라며 "지금의 고령 세대가 후배 세대를 착취했던 방식으로 빙하기 세대도 젊은 세대를 착취할지, 혹은 지금껏 반복돼 온 착취의 연쇄를 멈출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놓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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