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3번이나 상정되지 못한 'HD현대오일뱅크 과징금 부과 촉구 건의안'… 왜?

신영근 2024. 9. 19.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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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안환경련·시민모임 성명서, "누구를 위한 시의원인가"

[신영근 기자]

 서산시의회는 ‘칠전리 부숙토 및 현대오일뱅크 페놀 관련 환경오염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현대오일뱅크의 진정한 사과와 공식 해명을 촉구했다.
ⓒ 한석화 SNS 갈무리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아래 서태안환경련)과 시민단체가 'HD현대오일뱅크 과징금 부과 촉구 건의안'이 채택되지 못하자 "누구를 위한 시의원인가"라며 반발했다.

서태안환경련과 '정의로운 서산시 행정을 촉구하는 시민모임(아래 시민모임)은 13일 "시민의 정당한 권리를 방기하는 시의원을 규탄한다"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에 따르면 서산시의회 민주당 최동묵 의원은 지난 5월과 7월 'HD현대오일뱅크 과징금 부과 촉구 건의안'에 대해 의원 10명 미만 동의를 얻는 데 그쳐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9월 최 의원은 또다시 관련 건의안을 상정하기로 하고 마침내 의원 10명의 동의를 얻었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지난 11일 개회한 제298회 임시회에 'HD현대오일뱅크 과징금 부과 촉구 건의안'이 상정되지 못했다.

이유는 다름 아닌 의원 일부가 막판에 동의를 철회했기 때문이다.

서태안환경련과 시민모임에 따르면 서산시의회는 관례적으로 3분의 2 이상(전체 의원 14명 중 10명)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태안환경련과 시민모임은 "서산시의회는 (HD현대오일뱅크) 과징금 부과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친기업' 논리를 주장하는 일부 의원들 때문에 합의안을 내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서산시의회를 비난했다.

특히 HD 현대오일뱅크 관련 건의안과 결의안을 채택한 태안과 당진시의회의 등에 비해 서산시의회는 소극적이라는 게 이들 주장이다.

서태안환경련과 시민모임은 "현대오일뱅크는 진행 중인 재판과 관계없이 (과징금을) 내야 하는 게 상식"이라면서 "(과징금 납부 촉구) 결의문은 시민의 대의기관이 발휘해야 하는 최선의 방식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건의문 불발에 서태안환경련과 시민모임은 서산시의회에서 너무도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의문 채택에 동의하지 않은 의원들을 향해 "시민의 권리와 이익을 대변하지 못하면서 시민의 공복이라 말할 수 있는가"라면서 "(부동의) 의원들은 이미 자격도 알맹이도 없는 허명에 불과하다고 시민은 여길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시민의 권리와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에 충실할 것"을 촉구했다.

최 의원도 관련 건의안이 세 번씩이나 의원들의 동의를 받지 못하자 지난 11일 열린 제298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서산시 각 지역에서 대표자로 선출된 13명 의원의 의정활동을 존중한다"면서도 "그러나 외부에 압력이 있다고 의원의 역할을 안 하면 어쩌자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외압 의혹을 제기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건의안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 봐야 한다' 등 적극 반대의 의견과 아무 의견도 없이 동의를 안 해준 의원님도 있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의정활동을 하면서 외부에서 연락이 와도 자신 있게 소신을 밝히고 당당해야 할 것"이라며 재차 외압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지난해 8월 의정부지검 환경범죄 합동전문수사팀은 맹독성 물질인 페놀을 유출한 혐의로 HD현대오일뱅크 전 대표이사 등 8명을 물환경보전법 위반죄로 기소했다.

그러면서 서산시의회는 '칠전리 부숙토 및 현대오일뱅크 페놀 관련 환경오염대책 특별위원회(아래 환경특위)'를 구성하고 '공정한 판결'과 신속한 과징금 부과와 현대오일뱅크의 진정한 사과와 공식 해명을 촉구했다.

당시 환경특위는 지역의 환경문제를 위해 한석화 위원장, 최동묵 부위원장 등 민주당 4, 국힘 3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되었다. 최동묵 의원에 따르면 건의안에 동의한 의원은 환경특위 위원 7명과 일부 의원이다.

최 의원은 지난 13일 기자와 통화에서 "환경을 살리는 것은 우리 지역을 살리는 것"이라면서 "깨끗한 환경을 우리 미래에 물려줄 책임이 있다"라며 "정파와 관계없이 'HD현대오일뱅크 과징금 부과 촉구 건의안'은 통과돼야 한다"라면서 재차 촉구했다.

정당을 떠나 모범적으로 활동했던 환경특위와 달리 이번 'HD현대오일뱅크 과징금 부과 촉구 건의안'이 상정되지 못한 서산시의회의 행위는 시민들로부터 비판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서산시의회는 ‘칠전리 부숙토 및 현대오일뱅크 페놀 관련 환경오염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현대오일뱅크의 진정한 사과와 공식 해명을 촉구했다.
ⓒ 한석화 SN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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