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 믿었다가 5km 가는데 3시간"…논두렁 '귀경 감옥' 왜
이번 추석 연휴 때 귀경길에 오른 차들이 국내 유명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 안내에 따랐다가 농로에서 수 시간 동안 옴짝달싹 못 한 상태로 갇혀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9일 텍스트 기반 대화 앱 스레드 등에 따르면 지난 17~18일 ‘충남 아산 한 농로에 차 수백 대가 늘어서 갇혔다’라는 내용의 글과 사진이 여러 장 올라왔다. 사진엔 농로로 보이는 한 도로에서 차들이 빼곡하게 들어선 모습이 담겼다.
한 사용자는 “(내비게이션이) 논길로 가면 빠르다고 해서 왔는데, 모두 논길로 와서 앞으로도 뒤로도 갈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내비게이션 안내를 받아 우회 경로를 탔다가 낭패를 봤다는 것이다. 그는 “빨리 가려다가 감옥에 갇혀 버렸다”라며 약 5㎞를 빠져나오는데 3시간 이상이 걸렸다고 주장했다.
스레드에는 “(내비게이션에) 속은 차들” “이상한 농로로 보내서 1시간째 갇혀 있는 차들이 수백 대 늘어서 있다”는 증언이 잇따랐다.
비슷한 일은 충남 당진에서도 일어났다. 지난 18일 채널A에 따르면 17일 오후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이 막히자 내비게이션 안내를 받아 농로로 갔던 운전자들이 차량 정체를 겪었다. 이들은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경로를 ‘최소시간 경로’로 바꿨다가 발이 묶였다고 한다. 한 동승자는 “후진도 못 하고 전진도 못 해서 주차장 같았다. 편의점에서 음식 사 오는 사람도 진짜 많았고 혼돈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이런 일이 발생한 이유에 대해 내비게이션 업체 측은 채널A에 “평소 사용량이 적은 이면도로로 우회 경로를 안내한 것은 맞다”라며 “한꺼번에 운전자가 몰려 발생한 상황 같다”고 설명했다. 내비게이션의 실시간 안내라도 낯선 도로에 들어섰다간 시간 손해를 볼 수 있어 연휴 등엔 가급적 익숙한 길을 이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라고 채널A는 전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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