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0.5%p 인하인데 출렁…의문 키운 파월 회견 [글로벌마켓 A/S]

김종학 2024. 9. 19.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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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김종학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50bp(0.5%포인트)의 대폭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비둘기파적인 연준의 결정이 나왔지만 이날 미 증시와 채권 시장은 상승분을 반납한 채 혼란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현지시간 18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32포인트, 0.29% 내린 5,618.2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54.76포인트, 0.31% 하락한 1만 7,573.3,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03.08, 0.25% 빠진 4만 1,503.1에 장을 마감했다.

미 연준은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5.25~5.5%보다 0.5%포인트(50bp) 낮은 4.75에서 5.00%로 결정했다. 2020년 3월 이후 약 4년 6개월 만의 금리인하다.

미 연준이 경기침체나 금융위기 등의 급박한 상황이 아닌데도 대폭의 금리인하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 참여한 12명의 연준 위원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을 우려해온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만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금리인하 결정에 따라 성명서의 문구도 대폭 바뀌었다. 연준은 미국의 경제활동에 대한 평가에서 "견고한 속도로 계속 확장하고 있다"고 진단했지만, 일자리 증가는 기존의 완만하다는 표현을 "둔화되었다"로 바꿨다. 지난 7월과 8월 고용 보고서에서 일자리 증가폭이 시장 예상을 밑돈 것을 반영한 표현이다.

강도 높은 긴축의 배경이었던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연 2% 목표를 향해 진전을 보였다"면서도 "다소 높은 상태"라는 문구를 추가했습니다. 이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시장 예상과 달리 주거비의 고질적인 부담을 드러낸 것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이날 경제전망요약에서 함께 공개한 향후 금리인하 경로에 대한 점도표에서 올해 연말까지 중앙값 4.4%(4.375%)로 두 차례, 추가로 총 50bp 인하할 의지를 보였다. 또한 내년에는 3.375%로 약 100bp 등, 오늘 결정을 포함 내년말까지 200bp의 금리인하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런 비둘기파적인 성명서와 경제 전망에 50bp 인하 직후 다우지수가 한때 200포인트 넘게 뛰기도 했다. 하지만, 왜 연준이 50bp를 내렸는지, 실업률은 왜 더 오르지 않는지에 대한 제롬 파월 의장의 명확한 해답이 나오지 않으면서 시장은 강한 매도세를 소화하며 하락 마감했다. 이날 연준의 성명서와 기자회견 이후 채권 금리도 10년물 기준 장중 10bp 넘게 변동을 보였다. 하루 뒤에 있을 일본중앙은행의 금리 결정에 대한 경계감 등으로 시장의 상승탄력이 크게 줄었다.

파월 의장은 이날 회견에서 "50bp인하를 새로운 인하 속도로 여겨서는 안 된다, 매 회의마다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시장의 기대를 낮췄다. 또한 "수조 달러의 미 국채가 마이너스 금리로 거래되던 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 같다"며 초저금리의 시대보다 다소 높은 수준의 중립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7월 고용보고서의 급감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보고서를 봤다면 위원들이 금리를 내렸을 것"이라며 "오늘의 결정은 고통스러운 실업률 증가 없이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강력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JP모건자산운용은 "금리시장이 50bp가능성을 이미 반영해왔기 때문"이라며 "오늘 기자회견은 노동시장의 하방 위험을 파월 의장이 알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이번 통화정책 결정에 앞서 50bp를 기본 시나리오로 가정해 적중률을 높인 에버코어ISI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큰 금리인하는 연착륙과 위험관리를 가능하게 한다"며 "스몰캡과 경기순환주, 원자재 등의 자산 가격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기술주에 대해서는 BMO 캐피털 마켓의 수석 투자 전략가 브라이언 벨스키는 금리 인하는 성장주에 도움이 된다고 봤지만, LPL파이낸셜은 AI로 크게 오른 주식보다 순환매와 방어주에 따른 주식에 주목해야 한다고 엇갈린 전망을 내고 있다.

이날 대부분의 종목이 하락했지만 애플이 1.8%,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0.33% 올랐다. 구글은 유럽연합의 검색 광고 반독점에 대한 17억 달러 규모 소송에서 승소했다. 구글은 유럽 사법재판소로부터 자체 쇼핑 비교 서비스의 반독점 혐의로 24억 유로의 벌금을 부과받는 등 최근 시장 지위에 대한 우려를 키워왔다. 블랙록과 함께 300억 달러 규모의 AI인프라 투자에 나선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 1% 가량 하락했다. US스틸은 일본제철의 인수 계획에 대한 심사가 11월 이후 재개될 것으로 알려져 1.52% 뛰었고, 인튜이티브머신즈는 나사(NASA)와 48억 2천만 달러 규모의 달탐사 프로젝트 항법 장치 계약을 맺어 38.3% 급등했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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