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한류 열풍 속에서 한식의 맛과 멋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2024년 하반기 특집으로 세계 각국의 한식 열풍을 소개하는 '글로벌 공동리포트'를 기획했습니다. 태평양을 건너간 김밥, 유럽을 강타한 불닭볶음면과 바나나맛 우유까지... 세계를 사로잡은 한식의 다양한 모습을 공유합니다. <편집자말>
[한소정 기자]
▲ 빈 시내의 낙원이라는 한국슈퍼. |
ⓒ 한소정 |
빈 거리를 걷다가 이런저런 숍에서도 보고, 독일 작은 도시의 슈퍼마켓에서도 불닭볶음면을 봤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매체들도 이 라면 이야기를 다뤘다. "몇 달째 틱톡을 달구고 있는 그 라면 시리즈" 혹은 "그 매운, 금지된 라면을 우리가 먹어봤다" "바이킹의 후손들 덴마크인들은 뭐든 견뎌낼 것 같지만, 엄청 매운 라면은 제외다" 같은 우스갯소리를 했다.
▲ 오스트리아 빈 거리의 아카키코라는 한국음식 레스토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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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사람들의 아침을 바꾼 케이푸드
최근에는 한국식 토스트까지 들어왔다는 소식이다. 8월 1일자 <데어슈탄드> 기사 '새로운 음식 트렌드 빈을 정복하다: 한국의 달걀 토스트 (Ein neuer Foodie-Trend erobert Wien: Koreanische Egg-Drop-Sandwiches)'는 달걀을 묻혀 구운 토스트 빵 사이에 베이컨, 체다치즈 등을 끼워 넣은 한국식 토스트가 아침식사로 각광받고 있다고 조명했다.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이곳 사람들 중에는 '건강한 음식'이라는 코드에 반한 사람들도 많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곳에도 건강한 삶을 위해 먹거리와 생활 습관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한국 음식은 다채로운 야채를 삶거나 찌는 방식으로 조리하고, 발효 식품의 종류도 많다는 특징이 있다.
▲ 빈 시내의 한국슈퍼에 진열된 김치 및 한국 음식들. |
ⓒ 한소정 |
김치와 비빔밥
2월 15일자 '지구 저편의 크라우트(독일과 오스트리아식 양배추 절임): 직접 만드는 김치 성공시키는 법'이라는 기사는 비엔나에서 김치를 만들어 파는 시몬 바우어(Simon Baur)의 이야기를 통해 김치를 설명하기도 했다.
한반도의 김치는 300여 가지며 뭐든 발효해 김치라고 하는데 남북을 통틀어 표준 김치는 배추김치이며 집집마다 레시피가 다르니 딱히 따라야 하는 방식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라고 소개했다. 요오드 없는 굵은 소금으로 배추를 절일 것, 적어도 한시간은 절여야 하고 두시간쯤 절이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등 성공적인 김치담그기를 위한 노하우도 적었다.
이쯤되어 나는 간단한 고백을 하나 해야겠다. 김치의 유행과 함께 우리 집 김치 레시피를 물어보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 내게는 K푸드 유행의 부작용 정도 된다. 모든 한국인이 김치를 만들어 먹을 거라고 생각하는 이 순진한 사람들에게 나도 김치는 사 먹는다고 말을 해야 하는 것이다.
▲ 오스트리아에서 손님 초대할 때, 비빔밥은 단연 인기가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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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매운 맛
사실, 유럽 사람들은 대체로 매운 음식에 익숙지 않은 편이다. 그런데 내 경험에 비추면 이것도 나라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의 경우 전통적으로는 고추나 마늘을 먹지 않아 매운 맛이나 마늘의 냄새를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내가 함께 일한 동료들 중에는 매운 음식이 맛있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았다.
▲ 빈 시내 한국슈퍼에 진열된 한국음식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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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쉬마크 거리 상점에서 한국라면을 파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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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아메리카에 진출해 식민지를 삼고 교역한 것이 오래고, 오죽하면 지금도 대부분의 중남미의 나라들은 스페인어를 쓰는 정도이니 그들이 흔히 쓰는 고추가 스페인에서도 흔히 쓰일 법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 재미있는 일이었다.
역사는 알쏭달쏭해서 '맛있게 매운맛'은 케이푸드의 유행을 타고 세계로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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