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예탁금·거래대금 동반 감소...밸류업 효과 ‘미미’
코리아 디스카운트 여전…투자 유인 확보 ‘시급’
최근 투자자예탁금과 증시 거래대금이 동반 감소하면서 국내 시장의 투자 열기 하락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정부가 밸류업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51조1531억원으로 지난 5일(53조3814억원) 이후 51조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월 1일 기준 투자자예탁금 규모가 58조3105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3분기 들어 약 7조원 이상 감소한 상태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 등에 맡기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자금으로 언제든 증시에 투입될 수 있는 대기성 자금 성격이 짙어 증시 열기의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결국 이러한 투자자예탁금 감소는 식어버린 국내 증시 투자 열기를 반영하는 것이다.
투자자예탁금은 올 초 59조원대에서 시작해 1월 한 달이 채 가기도 전에 49조원까지 떨어지는 등 큰 변동을 보였지만 이후 증감 속에서도 상반기까지는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우하향세가 확연하다.
지난달 5일(59조4876억원)과 6일(58조9618억원)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이는 '블랙먼데이'(8월 5일)의 영향에 따른 것이었다.
국내 증시에서의 시들해진 투자 열기는 거래대금에서도 잘 나타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9월1일~13일) 들어 10거래일간 국내 증시 거래대금은 156조4070억원으로 일 평균 15조6407억원이다.
이는 전월(382조1329억원·21거래일)의 일 평균 거래대금이 18조1968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2조5000억원 이상 감소한 수치다.
이 중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9조3097억원으로 전월(10조6456억원)에 비해 1조3000억원 줄었다. 아직 한 달이 지나지 않았지만 이같은 양상이 지속된다면 연초였던 지난 1월(8조8749억원) 이후 8개월여 만에 한 자릿수 거래대금에 그칠 수 있다.
코스피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올해 1월 8조원대에서 시작해 6·7월에는 12조원대 까지 늘어나는 등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지만 8월에 다시 10조원대로 감소한 뒤 9월에 다시 한 자릿수 대로 떨어진 상태다.
최근 증시 거래대금이 증가했으면 투자자 예탁금 감소가 설명될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둘 다 동반 감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의 투자 매력 하락을 방증한다고 볼 수 있다.
투자 매력도 하락은 ‘빚투(빚내서 투자)’ 자금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7조342억원으로 지난달 7일(17조7191억원) 이후 한 달 넘게 17조원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19조원대를 유지했지만 블랙먼데이 이후 17조원대로 떨어졌고 이후 다시 늘지 않는 모습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아직까지 갚지 않고 남은 자금을 의미한다. 빚투 성격의 자금인 만큼 규모가 늘어난다는 것은 투자를 위해 빚을 내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주로 상승장에서 늘어나는 투자 수요와 맞물려 증가한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지난 12일 기준 잔고가 9조7738억원으로 지난 2월20일(9조7599억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4일(10조1791억원) 이후 6거래일 연속 감소세다.
블랙먼데이 직후인 지난달 8일(9조8132억원) 한 자릿수 대로 떨어졌다 이후 다시 두 자릿수를 회복했지만 최근 다시 확연한 감소세다. 코스닥(12일 기준 7조2604억원)의 경우, 블랙먼데이 이후 올해 처음으로 7조원대로 떨어졌고 이후에도 큰 변동이 없는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최근의 지표들이 국내 증시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뉴욕 증시 등 글로벌 금융 시장으로 인한 영향도 작용하고 있지만 증시 자체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개미라고 일컫어지는 개인 투자자들이 이미 국내보다는 해외로 눈을 돌린 가운데 최근에는 외국인 투자자들마저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금리 인하 등이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데다 투자 유인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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