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0.5%p 금리인하… 파월 “특정 정치인 위한 것 아냐”
파월 “경제와 국민을 위해 옳은 길”
트럼프는 반발 예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했다. 연준의 기준 금리 인하는 4년 반 만이다. 인플레이션이 통제 가능한 수준이 된 상황에서 경기 침체를 우려해 긴축을 완화한 것이다. 11월 미국 대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연준의 금리 인하가 유권자의 표심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연준은 18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뒤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에서 4.75∼5.0%로 0.5% 포인트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3.50%)과 미국의 금리 격차도 1.50% 포인트로 줄어들었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 것은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대응을 위해 금리를 낮춘 이후 4년 반 만이다.
연준은 함께 발표한 점도표에서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기존 5.1%에서 4.4%로 낮추면서 연내 추가 금리 인하도 예고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0.5%포인트 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 “우리는 이것이 경제와 국민을 위해 옳은 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코로나 부양책 등으로 물가가 치솟자 2022년 3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기준금리를 5.25∼5.50%로 높였고, 이달까지 유지해왔다. 기준금리는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5%로 둔화하고 유럽중앙은행(ECB), 잉글랜드은행 등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에 나서자 연준도 금리 인하 개시를 시사했다.
이에 따라 초점은 금리 인하 폭에 집중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0.25%포인트를 인하할 것인지 0.5%포인트 ‘빅컷’에 나설지 전망이 엇갈렸지만, 연준은 현재의 고금리와 경기 침체 우려를 고려해 과감한 금리 인하를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연준은 올해 11월과 12월 두 차례 FOMC 회의를 남겨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남은 두 차례 회의에서 0.25%포인트씩 점진적인 인하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동안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전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는 것에 반대해왔다. 대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큰 폭의 금리 인하가 조 바이든 행정부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트럼프는 특히 재선에 성공하면 연준의 통화 정책에도 직접적 영향력을 행사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이날 0.5%p 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 투표에 참여한 12명 중 트럼프가 임명한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만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임무는 미국 국민을 대신해 경제를 지원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다른 필터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특정 정치인, 특정 대의, 특정 이슈 등 그 어떤 것을 위해서도 일하지 않는다”며 “모든 미국인을 대신해 고용과 물가 안정을 극대화하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대선 등 정치적 고려는 전혀 없었다는 설명이다. 파월 의장은 이번 대선이 연준에서 자신이 4번째 겪는 대선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연준) 당국자들이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공세를 차단하는 동시에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연착률을 시도하며 미세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CNN도 “연준 금리 인하 조치의 효과가 경제에 퍼지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며 “9월 금리 인하는 11월 5일 대선 때까지 미국 경제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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