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재의 인사이트] 김 여사의 '정면돌파' 전략, 패착이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김건희 여사가 최근 외부 활동의 보폭을 넓혀가는 가운데 이런 '정면돌파' 전략이 패착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판결과 대통령 관저 감사 결과 등으로 김 여사에 대한 의혹이 커지는 상황에서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건 국민의 반감을 고조시킨다는 분석입니다.
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적잖은 의원들이 김 여사의 행보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에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충재 기자]
▲ 김건희 여사, 연이은 공개 행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추석 연휴인 15일 서울 은평구 장애아동 거주시설인 다움장애아동지원센터를 방문해 아이들과 함께 색칠 놀이를 하던 중 한 아이가 건네 샤인 머스캣을 먹고 있다. |
ⓒ 대통령실 제공 |
김 여사는 추석 연휴 기간에도 활발한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지난 15일 서울 은평구의 한 장애아동지원센터를 찾아 아이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고 간식 배식과 청소를 돕는 등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병원, 소방서, 군부대 등을 방문한 윤 대통령과 동선을 달리한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대통령실은 "영부인의 역할은 대통령이 챙기지 못하는 곳의 목소리를 함께 듣는 것"이라고 밝혔지만 김 여사에 대한 부정적인 민심을 고려해 일정을 짰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김 여사의 이번 추석 행사 역시 비공개로 이뤄졌습니다. 사진도 풀기자가 아닌 전속사진사가 촬영한 뒤 선별 작업을 거쳐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대통령실 주변에선 사진을 고르는 작업은 김 여사 측이 도맡아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김 여사 측이 선택한 앵글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만 편집해서 알린다는 겁니다. 올해 여름 휴가 때 김 여사의 부산 방문 사진이나 서울 마포대교 순찰 사진 공개 때와 똑같은 방식입니다. 윤 대통령과는 별도로 독자 일정을 소화하면서 '이미지 정치'를 극대화하는 셈입니다.
김 여사 공개 행보가 부쩍 늘어난 데는 그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후문입니다. 검찰의 명품백 수수 의혹 '면죄부'로 자신감을 얻은 데다 "언제까지 잠행만 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얘기가 용산 주변에서 흘러나옵니다. 누가 뭐라든 내 갈 길을 가겠다는 주관이 확고해 보입니다. 김 여사 측근들도 "진정성을 갖고 약자와 소외계층을 돌보는 행보를 하면 국민이 이해해주지 않겠느냐"고 조언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마포대교 순찰에서 보여준 '대통령 행세', 거부감 높아
김 여사 측의 이런 판단이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의문입니다. 이번 추석 연휴 밥상에 가장 많이 오른 주제는 단연 의료공백 사태와 김 여사와 관련된 구설수였습니다. 각종 의혹에 사과는커녕 외부 활동을 하고, 당당하게 추석 영상 인사를 하는 것에 마음이 불편했다는 이들이 많습니다. 특히 전통적인 보수지지층 사이에서도 김 여사의 지난 10일 마포대교 순찰에서 보여준 '대통령 행세'에 거부감을 표현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여당 내에서도 김 여사의 정면돌파 전략에 우려의 시선을 갖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적잖은 의원들이 김 여사의 행보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에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여권에선 이런 분위기가 '김건희 특검법' 처리에 난기류를 몰고 오지 않을까 걱정하는 표정이 역력합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재의결 과정에서 '반란표'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얘깁니다.
추석 직전 20%까지 급락한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민심의 '심리적 탄핵' 경고로 보는 시각이 상당합니다. 이는 단지 윤 대통령뿐 아니라 김 여사에 대한 심판적 의미도 담겨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입니다. 김 여사는 지금이라도 진심을 다해 사과하는 게 먼저입니다. 그렇다고 각종 의혹과 사건이 덮일 리 만무하지만 상처받은 국민의 마음을 달래는 최소한의 예의이기 때문입니다. 진심이 담기지 않은 김 여사의 어떤 행동도 국민들 보기에는 위선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습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