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파, 트럼프 쪽 기울 것" "어차피 트럼프는 확장성 없다" [암살 모면 | 판세 전망]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이 미 대선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미 대선을 51일 앞두고 있던 지난 15일(현지시간) 발생한 이번 사건은 초박빙 구도로 전개되고 있는 대선에 어떤 식으로든 파장을 일으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스윙스테이트(경합주)마다 1%포인트 안팎의 살얼음 승부를 벌이고 있는 상황인 만큼 대선 판세가 출렁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지난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야외 유세 도중 발생한 1차 암살 미수 사건 때는 귀에 총상을 입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를 흘린 채 주먹을 불끈 쥐며 “파이트(Fightㆍ싸우자)”를 외치는 장면이 선명한 인상을 남겼다. 트럼프에게는 지지층 결집의 정치적 호재로 작용했다. 6월 27일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대선 TV 토론에서 완승을 거둔 뒤 상승세를 타던 시점에 나온 피격 사건으로 ‘강인한 트럼프’와 ‘노쇠한 바이든’의 대비 구도가 더욱 짙어졌다. 결국 바이든은 재선 포기를 선언했다. 피격 사건 이틀 뒤 개막한 밀워키 공화당 전당대회는 지지자들의 뜨거운 열기와 함께 ‘트럼프 대관식’으로 성대하게 치러졌다.
버틀러 피격 사건에서는 암살범이 현장에서 대응 사격을 받고 즉사했지만 이번 사건 용의자는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는 만큼 범행 원인과 경위 등 수사 결과가 속속 전해지는대로 대선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아직까지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부동층이나 무당파 표심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중앙일보가 트럼프 암살 시도 사건이 발생한 플로리다주 팜비치 카운티 현지를 방문해 만난 유권자 중에도 그런 경우가 발견됐다.
‘민주당도 공화당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파’라고 자신을 소개한 제프 로즈(63)는 “록히드 마틴에서 40여년간 근무하며 전 세계를 많이 다녀 봤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다. 너무나 끔찍하다”며 “그 전에는 전혀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았는데 이번 일로 내 마음은 트럼프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일부터 노스캐롤라이나주를 필두로 일부 주에서 순차적으로 사전투표 절차가 시작된 만큼 여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유의미한 변수가 됐다.
다만 대선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있다. 부동층 표심이 이번 일로 대거 트럼프 쪽으로 이동할지, 전체 판세를 흔들만한 의미있는 변수가 될지 자체가 일단 미지수다. 정책ㆍ공약으로 바이든 행정부 실정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정공법 대신 ‘진영 싸움’ 전략을 이어가고 있는 트럼프의 경우 어차피 중도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9월 초반 미 노동절 연휴 이후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허니문 효과’가 다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던 해리스 지지율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는 여론조사 결과도 공개됐다.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가 13~15일 전국 유권자 1만10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7일 공개한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51%를 기록해 트럼프 전 대통령(45%)을 6%포인트 차로 앞섰다. 지난 10일 두 사람의 TV 토론 전 조사에서 나타난 3%포인트보다 격차가 커졌다. 무당층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해리스 지지율(47%)이 트럼프(41%)보다 6%포인트 높았다.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지역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USA투데이ㆍ서퍽대학교 조사(11~15일 실시)에서는 해리스가 49%의 지지율로 트럼프(46%)를 3%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리스는 대선 결과 적중률이 높아 ‘벨웨더(지표) 카운티’로 불리는 펜실베이니아주 노샘프턴 카운티, 이리 카운티 유권자를 대상으로 별도로 실시한 USA투데이 조사에서도 각각 50% 대 45%, 48% 대 44%로 트럼프를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팜비치=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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