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손잡은 영풍…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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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과 영풍 간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고 있다.
영풍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의 지분 매입을 공식화하자 고려아연은 기업사냥꾼의 약탈적 인수·합병(M&A) 시도라며 민·형사상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고려아연 공개매수는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인 영풍과 함께 지분을 추가로 취득해 경영권을 공고히 하기 위함"이라며 "적대적인 행위, 경영권 탈취와는 관계가 없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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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기업사냥꾼 약탈적 M&A”
울산시·소액주주 ‘백기사’ 나서
고려아연과 영풍 간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고 있다. 영풍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의 지분 매입을 공식화하자 고려아연은 기업사냥꾼의 약탈적 인수·합병(M&A) 시도라며 민·형사상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울산시와 소액주주들은 고려아연의 우호세력을 자처하며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지난 13일 고려아연 지분 6.98~14.61% 확보를 목표로 1주당 66만원에 공개매수를 개시했다.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세운 고려아연은 영풍의 핵심 계열사이자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다. 현재 고려아연의 경영은 최씨 일가가 담당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지분은 장씨 일가가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 2022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취임 이후 최씨 일가와 장씨 일가 간 고려아연 지분 매입 경쟁이 벌어지면서 두 회사는 경영권 갈등을 빚어왔다.
고려아연 측은 18일 “영풍은 고려아연이 영풍의 핵심자산임에도 MBK파트너스에 고려아연을 넘기려고 하고 있다”며 “적대적 M&A를 추진하는 MBK파트너스와 장형진 영풍 고문을 비롯한 영풍 경영진에게 업무상 배임과 손해배상청구 등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울산시와 소액주주도 고려아연에 힘을 보탰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이날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려아연은 지난 50년간 울산과 함께 한 향토기업이자 글로벌 기업”이라며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 참여로 120만 울산시민의 힘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소액주주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도 이날 “고려아연과 같이 주주환원율 최고인 회사는 소액주주가 작은 힘으로라도 지켜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MBK파트너스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이들은 “고려아연 공개매수는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인 영풍과 함께 지분을 추가로 취득해 경영권을 공고히 하기 위함”이라며 “적대적인 행위, 경영권 탈취와는 관계가 없다”고 맞섰다. 또 “고려아연은 지난 3월 주주총회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최 회장 우호지분 확대 목적으로 의심되는 경영권 방어용 자사주를 매입해왔다”며 “5월 이후 현재까지 2588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한 것으로 추정되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이는 모두 소각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고려아연의 경영권은 MBK파트너스로 넘어간다. 다만 공개매수 성공 가능성은 현재 상황에서 불투명하다. 공개매수는 다음 달 4일 종료되는데, 고려아연 주가는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제시한 공개매수가 66만원을 이미 넘겼다. 지난 13일 고려아연은 전 거래일보다 19.78% 급등한 66만6000원에 장을 마쳤다. 공개매수가 시작되면 주가는 공개매수가보다 낮게 유지되는 게 일반적이다. 투자자가 공개매수에 응하면 장외거래에 해당해 양도소득세 22%가 발생해서다.
하지만 고려아연의 경우 현 경영진이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를 막기 위해 지분매입 등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를 밀어 올렸다. 증권가에서는 고려아연 백기사가 지분매입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가를 높이는 방안도 거론된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분율 경쟁이 재점화돼 단기 주가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백재연 이광수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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