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특검·국정조사로 또 전운… 싸울 때 싸워도 할 일은 하라

2024. 9. 1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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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또 여야가 정면충돌할 조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9일 열릴 예정인 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고 국민의힘은 반발하고 있다.

여야는 지난달 28일 비쟁점 민생법안을 합의 처리한 데 이어 지난 1일에는 대표 회담을 통해 '민생 협치'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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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회담 보름여 만에 대치 국면
여야의정 협의체는 미룰 일 아냐
지도부의 역량 발휘 필요한 시점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또 여야가 정면충돌할 조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9일 열릴 예정인 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고 국민의힘은 반발하고 있다. 안건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가 유력해 ‘야당 단독 처리에 이은 대통령 거부권 행사’ 공식이 또 반복될 가능성이 커졌다. 여야 대표가 회담에서 손을 맞잡은 지 보름여 만에 다시 대치 국면에 돌입하는 셈이다. 연휴 기간 동안 지역에서 청취한 얘기가 “예전처럼 계속 싸워라”는 내용 뿐이었다면 민심을 오독한 것이다. “싸울 때 싸우더라도 해야 할 일은 미루지 말고 하라”는 게 진짜 민심이다.

여야는 지난달 28일 비쟁점 민생법안을 합의 처리한 데 이어 지난 1일에는 대표 회담을 통해 ‘민생 협치’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다. 협치가 절실히 요구되는 사안이 줄줄이 대기 중이지만 야당의 법안 강행 처리 등으로 충돌이 빚어지며 여야 대표가 합의한 ‘민생공통공약 협의기구’ 구성도 기약 없이 미뤄졌다. 야당은 정기국회에서 4개 분야 국정조사도 밀어붙일 방침이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방송 장악 의혹, 동해 유전개발 의혹 등에 대한 것이다. 하나같이 첨예하고 휘발성 강한 이슈들이라 거센 충돌이 예상된다.

여야가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을 벌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매년 정기국회 기간에는 국정감사와 각종 입법 및 다음 해 예산안 처리 등을 놓고 샅바싸움이 진행된다. 그렇지만 의료 현장 혼란을 해소하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은 한시가 급한 사안이다. 추석 연휴 기간 동안 큰 문제 없이 버텨냈다고 해서 안심할 일이 아니다. 시기를 놓쳐선 안 되는 이슈는 먼저 정리를 해놓을 필요가 있다. 국회로 넘어온 정부의 연금개혁안에 대한 논의도 서둘러야 한다. 정부안을 토대로 국회가 합의안을 도출하고 국민연금법 등 관련 법률을 개정하는 지난한 과정이 남아 있는데 내용에 대한 토론은커녕 논의 절차에 대해서도 아직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정기국회 때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면 다가오는 지방선거 등을 고려할 때 점점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전방위로 펼쳐져 있는 대치 전선 속에 여야가 협치의 묘를 살리려면 지도부의 조율 능력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의정 갈등 중재에 나선 국힘 한동훈 대표나 ‘먹사니즘’을 앞세워 연임에 성공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역량 발휘가 필요한 시점이다. 여야는 협치가 필요한 이슈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소통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 여야 대표가 민심을 제대로 읽고 이를 실현할 능력이 있는 인물들인지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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