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엔 미사일·저녁엔 오물풍선… 계속되는 北의 ‘복합 도발’

이택현,박민지 2024. 9. 19.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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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가을 도발을 이어가며 한반도 안팎의 군사적 긴장을 급격히 끌어올리고 있다.

북한은 추석 연휴 기간 고농축우라늄(HEU) 제조시설 공개에 이어 오물풍선 부양,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발사까지 복합 도발을 감행했다.

북한은 특히 연휴 마지막날인 이날 하루 SRBM 발사와 오물풍선 살포를 병행했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다음 달 미국 본토를 노릴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나 핵실험 등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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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남 개천 일대서 SRBM 여러 발 쏴
오물풍선, 연휴 포함 열흘간 살포
미 대선 등 겨냥 존재감 부각 행보
시민들이 18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발사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북한은 이날 오전 6시50분쯤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SRBM 여러 발을 발사했다. 최현규 기자

북한이 가을 도발을 이어가며 한반도 안팎의 군사적 긴장을 급격히 끌어올리고 있다. 북한은 추석 연휴 기간 고농축우라늄(HEU) 제조시설 공개에 이어 오물풍선 부양,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발사까지 복합 도발을 감행했다. 지난여름 발생한 압록강 유역 수해 복구 이후 저강도 심리 도발과 고강도 압박을 병행하며 연일 안보 이슈를 부각하는 모양새다. 오는 11월의 미국 대선과 우크라이나 확전 등 정세를 이용해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이 18일 오전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발사된 SRBM 여러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 미사일은 약 400㎞를 비행했다. 이 지역에는 북한 SRBM 사격 지점으로 쓰이는 ‘피도’가 있다.

정확한 제원은 한국과 미국 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지난 7월 실시한 ‘화성포-11다-4.5’ 후속 시험발사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초대형 탄두’ 장착 시험발사의 연장선일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달 들어 도발 빈도와 수위를 급격히 높이고 있다. 지난 4일 오물풍선 부양을 재개했고, 지난 12일에는 73일 만에 SRBM 발사도 다시 시작했다. 오물풍선 살포는 추석 연휴 기간(14~16일)을 포함해 지난 2주간 열흘이나 이어졌다. 북한은 특히 연휴 마지막날인 이날 하루 SRBM 발사와 오물풍선 살포를 병행했다.


북한은 무기체계 과시와 동시에 러시아와의 밀착 사실도 숨기지 않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1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우라늄농축시설을 찾아 “전술핵무기 제작에 필요한 핵물질 생산에 총력을 집중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또 김 위원장이 당시 북한을 찾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와 만나 “지역·국제정세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교환하고 만족한 견해일치를 봤다”고 전했다. 지난 16일에는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를 방문했다. 타스통신은 이날 최 외무상이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난 사실을 전하며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틀 안에서 양자 관계 발전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긴박한 여러 안보 환경을 겨냥한 복합 도발로 대미·대남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 대선을 50여일 앞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황이 재격화하자 안보 이슈를 자극해 이목을 끌려 한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이 재격화하면서 북한과 러시아가 무기 지원 문제를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미사일 발사는) 러시아에 성능 등을 과시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무기체계 강화는 미 대선 이후 협상 국면에 대비해 협상 능력을 높이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능력 강화와 대러 무기 지원 확대는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카멀라 해리스 행정부에는 악재다. 미 대선이 가까울수록 북·러 밀착이 강화되고, 북한의 도발 수위도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다음 달 미국 본토를 노릴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나 핵실험 등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대통령실은 이날 인성환 국가안보실 2차장 주재로 안보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우리 군의 대비태세 등을 점검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대해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빈틈없는 대비태세를 갖추고 다양한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며 “강력한 힘과 한·미동맹 및 한·미·일 안보협력을 바탕으로 북한 도발을 강력히 억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택현 박민지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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