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한국 맞나’ 시금치 한단 1만원, 배추 한통 2만원

김성훈 2024. 9. 19.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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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하루 앞둔 지난 16일 경기도에 거주하는 정모(58)씨는 대형마트에 채소를 사러 갔다가 비싼 가격에 깜짝 놀라 빈손으로 돌아왔다.

추석 연휴 기간에는 심지어 배추 1포기 가격이 2만원을 돌파한 사례도 상당수 확인됐다.

소비자들이 주로 구매하는 시금치 한 단이 300g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한 단 가격은 1만2000원에 육박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올 9~10월 배추와 무 출하량이 전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여 가격도 비싸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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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가뭄에 채소 작황 부진
농촌연 “9~10월 배추·무 가격 오를 것”
과일·육류 가격은 안정세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내 과일가게에 배추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추석을 하루 앞둔 지난 16일 경기도에 거주하는 정모(58)씨는 대형마트에 채소를 사러 갔다가 비싼 가격에 깜짝 놀라 빈손으로 돌아왔다. 당초 구매하려고 했던 시금치가 한 단에 1만2800원, 배추는 한 통에 2만2900에 달하는 것을 확인한 그는 물건을 집었다 놨다 망설이다가 결국 구매를 포기했다. 정씨는 “아무리 물가가 올랐다고 해도 너무하다”고 토로했다.

9월 중순까지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채소 가격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고온과 가뭄으로 작황이 좋지 않은 채소류는 당분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배추 한 포기의 소매가격은 8002원으로 전년 대비 45.3% 올랐다. 배춧값은 지난 6일 7000원대로 올랐다가 명절 수요가 증가하면서 8000원대를 넘어섰다. 추석 연휴 기간에는 심지어 배추 1포기 가격이 2만원을 돌파한 사례도 상당수 확인됐다.

aT에 따르면 시금치도 100g에 3944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7.1% 비쌌다. 평년 가격보다는 113.5%나 높다. 소비자들이 주로 구매하는 시금치 한 단이 300g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한 단 가격은 1만2000원에 육박했다. 무는 1개당 3681원으로 1년 전보다 59.1% 올랐다.

추석 성수품은 아니지만 상추는 100g당 2090원으로 전년 대비 20.7%, 당근은 1㎏당 7612원으로 23.0% 비쌌다.

업계 관계자는 “명절 수요가 많은 품목은 평년과 비교해 올해 서너 배 정도 올랐다고 보면 된다”며 “이른 추석에 고온이 겹쳐 공급량이 줄다 보니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올 9~10월 배추와 무 출하량이 전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여 가격도 비싸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산물 가격도 급등했다. 조기(냉동·중품)는 한 마리에 1690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8.3% 높았고, 마른 멸치 가격도 100g 기준 10.6% 오른 2374원으로 집계됐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한 귀경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매년 추석 물가 상승을 이끌었던 사과와 배 등 햇과일은 생산량 회복되면서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사과(홍로) 소매가격은 10개에 2만4471원으로 1년 전보다 17.7% 내렸고 평년과 비교하면 14.5% 낮다. 배(신고) 소매가격은 10개에 3만1256원으로 1년 전보다 3.1% 비싸지만 평년보다는 4.4% 내렸다.

축산물 가격도 약세다. 한우 1등급 등심 소매가격은 지난 17일 기준 100g에 8570원으로 1년 전보다 6.6% 내렸다. 한우 가격은 공급 과잉으로 지난해부터 약세를 보이고 있다.

돼지고기 삼겹살 소매가격은 100g에 2719원으로 전년(2684원)과 비슷했고 닭고기는 1㎏에 5582원으로 7.8% 내렸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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