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재의 사람사진] 올림픽 사격 금메달 딴 오예진
열악한 사격 환경에서 이룬 기적
“제주도에 25m 거리 사격 연습장이 없고 10m 연습장만 있답니다.
그러니 25m는 총알도 없이 빈 총으로만 연습했다네요.
이런 환경에서 큰 오예진 선수가 파리 올림픽 사격 금메달을 딴 건
기적입니다. 기적!”
이는 오예진 선수를 사람사진으로 추천한 이가 들려준 이야기다.
올림픽 당시 오예진 선수의 세계 랭킹은 35위였다.
그러니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상황.
그런데도 그는 243.2점의 올림픽 결승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35위에서 1위의 기적을 이뤄낸 올림픽 챔피언,
그가 걸어온 길에 대한 뒷이야기니 그저 흘려들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가 훈련하는 곳으로 가 연습장에 관한 이야기를 청했다.
“제주도에 중학교 셋, 고등학교 셋 사격팀이 있어요.
이런 데도 10m 연습장만 있는 현실입니다.
그러니 25m나 화약 권총 등은 제주도에서 연습이 불가능합니다.
25m는 완사, 급사 30발씩 쏴야 합니다.
이 중 급사 시 손을 올리고 내리는 동작을 스윙이라고 하는데요.
모의 표적지를 설치해두고 스윙만 연습했습니다.
실제 사격은 1년에 한 일주일 정도 뭍으로 가서 해야 했습니다.”
그는 중학교 1학년 때 친구 따라 사격부에 들어간 터였다.
그리고 4년간은 사격을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성적이 나지 않기도 했다.
고등학교 2학년 되어서야 두각을 나타냈다.
그리고 고3이던 2023년, 고등부 9관왕에 오르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급기야 올해 초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10m 공기권총 1위를 차지했으며,
올림픽 출전 쿼터도 그 스스로 따낸 터였다.
이런 역경을 아는 이들은 그의 금메달을 두고 기적이라고 하는 게다.
이렇듯 기적의 금메달을 딴 오예진 선수의 바람은 이랬다.
“2026년에 제주에서 전국체전이 열립니다.
체전을 치르려면 25m 이상 사격 연습장이 꼭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요.”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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