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가 있는 아침] (244) 추분

2024. 9. 1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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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효 시인

추분
이은봉(1953∼ )

찌는 듯한
여름 더위
어느덧 사그라들고,

갈바람 으스스한
오늘은
벌써 추분.

천천히 저물어가네.
귀또리
우는 저녁!
- 잘 익은 가을 하나(동학사)

가을을 맞고 싶다
추석날 열대야라니, 이래도 되는 것인가? 기상 관측 이래 처음이라는 추석 폭염을 두고 더러는 무분별하게 자연을 훼손한 인간에게 원인을 찾는가 하면, 그보다는 우주 순환의 큰 흐름에서 원인을 찾기도 한다. 올해가 우리 여생의 가장 시원한 여름이 될 것이라는 예언이 섬뜩하다.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가 기상이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윽고 찬 바람이 불면 시간 흐름의 무상함 속에서 오히려 여름의 더위가 그리워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가을에는 많은 명시들이 태어났다.

주여, 가을이 왔습니다./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얹으시고,/들에는 더 많은 바람을 놓으십시오.
- 라이너 마리아 릴케 『가을날』에서

유자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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