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18세 미만 계정은 아무나 못 보게 차단한다

어환희 2024. 9. 1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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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로 일괄 전환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지난 1월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SNS 유해 콘텐트로 범죄 피해를 입은 10대의 가족들에 사과했다. [AP=연합뉴스]
앞으로 18세 미만 인스타그램 이용자 계정은 ‘비공개’로 일괄 전환된다. SNS(소셜미디어)가 청소년에게 미치는 악영향이 전 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르자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도입하기로 했다. 한국에는 내년 초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17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플랫폼스(이하 메타)는 청소년 이용자를 위한 안전 사용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 18세 미만 청소년이 만든 계정은 모두 ‘10대 계정’(teen accounts)으로 설정된다.

10대 계정은 비공개 계정이다. 팔로어가 아닌 사람은 해당 계정에 올라온 콘텐트를 보거나 상호 작용할 수 없다. 청소년은 자신의 계정을 볼 수 있는 사람을 선별적으로 수락할 수 있다. 개인 메시지(DM) 역시 팔로우하거나 이미 연결된 사람으로부터만 받을 수 있다.

부모는 감독 기능을 켜고 자녀의 인스타그램 사용 시간을 제한할 수 있다. 16세 미만 청소년이 10대 계정 설정을 끄려면 부모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 16세 이상 청소년의 경우, 스스로 10대 계정 설정을 끌 수 있지만 부모가 감독 기능을 켜고 이에 관여할 수 있다.

알고리즘은 선정적·폭력적이거나 자살·자해에 관련된 콘텐트를 추천하지 않는다. 일례로 사람들이 싸우는 모습이나 미용 시술을 홍보하는 콘텐트 등이 릴스나 돋보기(알고리즘 검색 기능)에서 제한한다. 매일 60분마다 앱을 종료하라는 알림을 받는다.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 사이에는 ‘수면 모드’가 켜지면서 알림이 음소거되고 DM에 대한 자동 답장이 전송된다.

미국·영국·캐나다·호주에서 새로 인스타그램에 가입하는 청소년은 이날부터 10대 계정 적용 대상이다. 기존에 있었던 청소년 계정은 향후 60일 이내에 10대 계정으로 전환된다. 유럽연합(EU)의 청소년은 올해 말 계정이 조정되고, 아시아 등 그 외 나머지 국가에는 내년 1월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국도 내년 초쯤 10대 계정이 도입될 전망이다.

SNS가 청소년에 미치는 악영향은 전 세계적인 문제로 떠올랐다. 디지털 중독이 심화하고, 불법촬영·딥페이크 등 유해 콘텐트를 쉽게 접한 10대가 각종 폭력 및 혐오 범죄에 연루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다. 이번 메타의 조치 또한 이러한 경각심에서 비롯됐다.

호주에서는 세계 최초로 SNS 이용 연령을 제한하는 연방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지난 4월 시드니의 한 교회에서 16세 소년이 흉기 테러를 일으켰는데, 그가 SNS를 통해 활동하는 극단주의 단체 소속임이 드러나면서다.

이런 흐름 속에서 메타는 청소년에게 해를 끼치는 기능을 의도적으로 설계하고 방치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 33개 주 정부는 메타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과도한 중독성으로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피해를 주고 있다며 지난해 10월 소송을 냈다. 지난 1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미 상원의원 청문회에서 SNS 유해 콘텐트로 피해를 본 청소년 가족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기도 했다.

숏폼 플랫폼 틱톡은 지난달 유럽 내에서 틱톡라이트 보상 프로그램을 영구적으로 중단했다. 영상 시청 시간에 비례해 현금 보상을 하는 운영 방식이 청소년 SNS 중독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EU 집행위원회의 지적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를 제기한 유럽에서만 중단됐을 뿐 국내에서는 똑같은 프로그램이 그대로 운영되고 있다. 틱톡뿐 아니라 X(엑스) 등 여타 플랫폼은 청소년 안전장치 도입에 소극적인 편이다. 규제가 강해질수록 이용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어환희 기자 eo.hwa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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