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MBK 개입 놓고…영풍·고려아연 '경영권 전쟁' 격화
영풍과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이 추석 연휴 내내 이어지고 있다. 영풍과 국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기업사냥꾼의 약탈적 인수합병(M&A)’이라며 총공세에 나섰다.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은 “1대 주주의 정당한 경영권 강화”라는 논리로 맞섰다.
고려아연은 18일 대표이사 성명을 통해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의 공개매수에 대해 반대 의사를 공식 표명한다”고 밝혔다.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는 “이번 공개매수 시도는 기업사냥꾼의 적대적 약탈적 M&A라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소액주주와 지역사회에서도 고려아연에 힘을 보태는 목소리가 나왔다. 소액주주 의결권 플랫폼 ‘액트’ 운영진은 지난 15일 “고려아연은 주주환원율 최고의 회사”라며 “‘동학개미’가 회사와 함께 힘을 합쳐 위기를 이겨내는 사례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의 상반기 주주환원율은 71%(개별 기준 61%)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영풍이 중국계 자본을 등에 업은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섰다”라며 울산시민 120만명과 함께 주식 1주 갖기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이 같은 주장에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이날 “공개매수는 명백한 최대주주의 경영권 강화 차원”이라며 “장씨(영풍측)와 최씨(고려아연측) 일가의 지분 격차만을 보더라도 적대적 M&A는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현재 영풍과 장씨 일가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3.1%로 최씨 일가(15.6%)보다 2배 이상 많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고려아연이 중국계 기업에 넘어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MBK파트너스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주주환원율이 높다는 목소리를 의식, 새로운 주주환원정책 계획도 밝혔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이 5월 이후 현재까지 매입한 2588억원(지분율 2.4%) 자사주에 대해 ‘전량 소각’하겠다”며 “과거 3개년 평균 주당 배당액 1만8333원도 2만5000원대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MBK파트너스와 장씨 일가 지분율은 기존 33.13%에서 최소 40.13%, 최대 47.73%까지 늘어나게 된다. 최소 기준으로만 잡더라도 현재 고려아연 측 지분율인 33.99%보다 6.14% 이상 높아진다. 자금력이 부족한 고려아연 측은 우호세력 확보 등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야 이를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박해리·하남현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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