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국세청 패소율 ‘토종 2배’…세금 안내고 보는 외국계

김창규 2024. 9. 1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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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재무관리학회의 ‘외국계 플랫폼 조세회피 정책 세미나’에서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코리아의 감사보고서상 지난해 매출은 3653억원, 납부 세액은 155억원입니다.

그런데 정보기술 산업 성장률, 국내 경제성장률, 구글코리아의 영업수익 성장률 등 세 가지 시나리오를 반영해 분석해 보니 매출은 12조1350억원, 법인세는 5180억원으로 추산돼 감사보고서상 수치보다 각각 31.5배, 33.4배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상당수 외국계 기업이 한국에서 천문학적인 매출을 올리면서도 세금은 중소기업 수준만 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천하람(개혁신당) 의원실에 따르면 2023년 신고액 기준 매출 5조원을 넘긴 외국 법인 10곳 중 4곳꼴로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습니다. 애플코리아의 2022년 매출은 7조3300억원이었는데 영업이익은 860억원(1.2%) 수준에 불과합니다. 매출의 95.3%를 상품을 만드는 데 든 원가로 잡아 회계상 영업이익을 낮춘 때문입니다. 같은 해 매출 8조2200억원을 올린 네이버는 4100억원의 법인세를 냈습니다. 외국계 기업이 한국 법인에서 거둔 이익의 상당 부분을 본사로 넘기면 그만큼 과세표준이 낮아집니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 원칙에 한참 벗어나 있지요. 외국계 기업의 ‘세금 회피’ 움직임에 정부는 칼날을 세우고 있지만 이들은 소송전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구글·메타·넷플릭스 등과 정부 부처 간 소송이 진행 중이지요.

지난해 외국계 기업이 국세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국세청의 패소율은 19%로 국내 기업의 두 배를 넘어섰습니다. 법인세가 덜 걷히면서 정부의 세수 부족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세금 회피를 막으려는 정부와 세금을 덜 내려는 외국계 기업 간 ‘칼과 방패’의 싸움은 더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김창규 경제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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