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엔 미사일, 밤엔 오물풍선…북한, 추석 내내 대남도발
북한과 러시아가 11월 5일 대선을 앞둔 미국을 겨냥해 각각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주거니 받거니 밀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러시아 외교부에 따르면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과 회담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두 장관이 양국 간의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최 외무상은 18~19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제4회 유라시아 여성포럼과 제1회 브릭스 여성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했다. 9월 뉴욕 유엔총회에 참석하지 않는 대신 러시아가 주도하는 국제회의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최 외무상의 방러에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세르게이 쇼이구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러시아 보스토치니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한 지 딱 1년이 되는 지난 13일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났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평양 북·러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양국 관계가 제반 분야에서 활력 있게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한 뒤 “앞으로도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의 정신에 맞게 러시아와의 협력과 협조를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이 직접 운전대를 잡은 최고급 벤츠승용차의 조수석에 쇼이구 서기를 태우는 등 극진하게 예우하는 모습을 전했다.
북한은 18일 오전엔 평남 개천 일대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수 발을 발사했는데, 미사일의 속도와 고도 등 비행 특성을 감안할 때 지난 7월 발사된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계열의 개량형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국제사회는 KN-23를 북한이 그간 러시아에 제공한 미사일 중 하나라고 지목하고 있다. 북한은 18일 오후엔 대남 오물 풍선을 또 남으로 내려보냈다.
이와관련 오는 10월 퇴임하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17일 영국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리는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등 권위주의 세력이 어떻게 점점 더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지를 목격하고 있다”며 “이 전쟁에서 그들은 모두 상당한 상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쇼이구 서기는 방북에 이어 17일엔 예고 없이 이란을 방문했다.
북한은 미국의 새 행정부 출범에 앞서 일종의 ‘몸값 높이기’를 위해 러시아와의 협력 관계를 활용하고 있다. 북한은 이달 들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용도로 추정되는 12축(24륜) 이동식 발사대(TEL)를 공개(8일)한 데 이어 닷새 만인 13일 대규모 고농축우라늄(HEU) 제조시설을 최초로 공개했다. HEU 제조시설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북·미 제네바 합의를 파기시킨 배경이자, 지난 2019년 트럼프 행정부와의 싱가포르·하노이 정상회담을 무산시킨 핵심 이유다.
이런 연유로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 대선 이전에 신형 ICBM 시험 발사나 7차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김 위원장은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 정강 정책에서 북한 비핵화 관련 대목이 사라진 것을 보고 이참에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굳히기 위해 핵 능력을 계속 과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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