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틀고 차례지낸 추석, 내일부턴 폭염 주춤

정은혜 2024. 9. 1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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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손으로 햇빛을 가린 채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추석 연휴 우리나라는 대부분 지역이 역대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하며 폭염에 시달렸다.

18일 기상청 방재기상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추석 당일인 17일 전국 97개 관측 지점 중 89개소(91%)에서 관측 이래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다. 경상남도 의령군은 37.2도까지 올라 이날 전국 관측 지점 중 최고 온도를 기록했다. ‘폭염 경보’ 기준인 35도를 웃돈 지점도 29곳에 달했다.

폭염의 원인으로는 한반도 상공을 덮고 있는 강력한 고기압과 13호 태풍 ‘버빙카’가 지목된다. 버빙카는 15~17일 우리나라에 근접하며 강력한 열기를 불어넣었다.

한국은 폭염을 겪은 대신 9월 태풍 피해는 입지 않았다. 괌 부근에서 발생하고 있는 가을 태풍들이 한반도를 덮은 고기압 남쪽 가장자리를 따라 상하이 부근으로 이동하는 길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 고기압은 차가운 공기에 곧 밀려날 전망이다.

기상청은 19일 전국 낮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오르며 폭염이 나타나겠지만 20일에는 31도로 한 차례 떨어지고 이후에는 낮 최고기온이 21~29도로, 전국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밑돌 것이라고 예보했다.

19~20일은 전국에 30~80㎜, 많은 곳은 100㎜ 이상의 많은 비와 소나기가 쏟아질 전망이다. 이 비가 지나가고 나면 공기의 흐름이 달라진다는 게 기상청 예상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쪽의 차가운 공기가 세력을 확장하기 시작해 공기 자체가 서늘한 가을 공기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상하이를 강타한 태풍 ‘버빙카’에 건물 외벽이 뜯겨 나간 모습. [사진=X 캡처]

지난 17일 중국 동남부 지역에서 소멸한 버빙카는 1949년 이래 상하이를 강타한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기록됐다. 중국 CC-TV에 따르면 버빙카는 중심 부근에서 시간당 풍속 151㎞의 강풍을 일으켜 1만 그루가 넘는 나무가 뿌리째 뽑혔고, 53만4185㎡ 농경지도 침수됐다. 중국 기상 당국이 최고 단계의 경보를 발령해 41만4000명이 대피하고 항공편 1600편이 결항하며 추석 연휴 귀성객의 발을 묶었다.

중국 기상망은 상하이 앞바다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 오키나와를 통과한 태풍이 상하이 부근에서 세력을 키웠고,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공기가 대기 불안정에 영향을 주면서 ‘수퍼 태풍’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태풍이 오키나와에서 상하이로 향하는 길목의 해수 온도는 30도 이상으로 동북아시아 주변 해수 온도 중 가장 뜨거운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 18일 괌 부근에서 발생한 14호 태풍 ‘풀라산’도 버빙카와 매우 비슷한, 오키나와~상하이 경로로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7일 (현지시간) 폭풍 ‘보리스’로 물에 잠긴 체코 오스트라바.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유럽 중부와 동부는 폭풍 ‘보리스’로 인한 홍수 피해를 입었다. 17일(현지시간) BBC 등의 보도에 따르면 폭우 피해 사망자는 루마니아 7명, 폴란드 6명, 오스트리아 5명, 체코 3명 등으로 집계됐으며 여러 명이 실종된 상태다. 지난주 루마니아를 시작으로 이어진 폭우는 오스트리아·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 등 유럽 중동부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이재민과 피해 규모를 늘리고 있다.

이번 폭우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서유럽에서 발생한 찬 공기가 지중해와 북해의 높은 수온과 만나 강한 폭풍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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