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위험' 헤즈볼라 삐삐 대량주문하자 이스라엘 '역이용'…폭발물 심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레바논에서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무선호출기(삐삐) 수백 대가 동시에 폭발해 전 세계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무선호출기 폭발사건의 배후에는 이스라엘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와 관련해 미국 등 서방국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가 수입한 대만 기업의 무선호출기에 소량의 폭발물을 심었다고 이야기했다.
폭발한 무선호출기는 헤즈볼라가 대만 골드아폴로에 주문해 납품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미리 폭발물·원격 제어기 심어
대만 제조사 "상표만 우리 것…제조 안 해"
레바논에서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무선호출기(삐삐) 수백 대가 동시에 폭발해 전 세계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무선호출기 폭발사건의 배후에는 이스라엘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서방국가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사전에 무선호출기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폭발사건에 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과 주요 서방국에는 이번 사건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미국 등 서방국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가 수입한 대만 기업의 무선호출기에 소량의 폭발물을 심었다고 이야기했다.
폭발한 무선호출기는 헤즈볼라가 대만 골드아폴로에 주문해 납품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 AR924 기종으로 각 기기의 배터리 옆에 1~2온스(28~56g)의 폭발물이 들어가 있었으며, 이를 원격으로 터뜨릴 수 있는 스위치도 함께 내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무선호출기 폭발 직전 수초간 신호음을 내게 하는 프로그램까지 설치돼 있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다수의 피해자가 신호음을 듣고 화면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폭발이 일어나 손이나 얼굴, 복부를 다쳤다. 심하게는 손가락을 잃거나 두 눈을 심각하게 다친 이들도 있었다.
앞서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테러 이후 가자 전쟁이 발발하자 도청이나 위치 추적을 피하겠다는 취지로 무선호출기 사용을 늘렸다. 특히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지난 2월 이스라엘이 표적 공격에 활용할 수 있다며 휴대전화를 쓰지 말고 폐기하라고 강조했다. 이어 헤즈볼라가 대량으로 무선호출기를 주문하자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이 점을 '역이용'해 무선호출기를 공격 수단으로 삼은 것이다.
다만 대만 골드아폴로 측은 폭발에 사용된 호출기는 자신들이 제조한 것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골드아폴로 측은 이날 성명에서 폭발에 사용된 호출기가 자사 생산 제품이 아니고 골드아폴로와 상표권 계약을 맺은 유럽의 유통사가 생산·판매한 것이라고 밝혔다. 쉬칭광 골드아폴로 창립자이자 회장도 "그 제품은 우리 것이 아니다. 그저 우리 상표만 붙이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레바논 전역에서 벌어진 무선호출기 폭발 사건으로 최소 9명이 숨지고 약 3000명이 다쳤다고 전해졌다. 헤즈볼라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에 전적인 책임을 묻는다", "우리는 이전과 같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가자지구를 지원하는 작전을 계속할 것", "대가를 치르는 것은 불가피하다"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무선호출기 폭발 사건으로 인해 양측의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딸과 산책하다 사위 외도 본 장모, 부부싸움 말리다 심장마비사 - 아시아경제
- 평균 연봉 7억에 주 4일, 야근도 없다…여대생들 몰린 '이곳' - 아시아경제
- "하룻밤 재워달라" 500번 성공한 남성…일본에선 이게 돼? - 아시아경제
- 밥 먹다 '날벼락'…와르르 무너진 천장에 손님 뇌진탕 - 아시아경제
- '혼인 취소 소송' 유영재, 사실혼 의혹 부인…선우은숙과 대립 - 아시아경제
- "뷔가 새벽에 문자를" 민희진이 쏜 '휴대전화 특혜 의혹'…국방부 답변은 - 아시아경제
- "돈 주면 되잖아"…'초등생 집단폭행' 중학생들에 누리꾼 공분 - 아시아경제
- "지금 사도 6년 뒤 16배 뛰어"…비트코인 초강세론 펼친 '돈나무 언니' - 아시아경제
- 패딩·셔틀콕 '꿀꿀'한 가격 인상…배후는 돼지? - 아시아경제
- "후추 스프레이 맞을 사람"…여대생 구인글에 남성들 '우르르'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