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치 尹 지지율, 동반하락 한동훈號… 與, 어찌 하오리까
보수 지지층 이탈도 우려
尹도 “우호적 차별화 인정해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나쁜 커플링’(부정적인 동조화) 현상이 공고해지고 있다.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갈등 국면에서 당 지지율이 되레 상승했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도 시들해진 상황이다.
여권 내부에서는 당정 지지율이 동반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국정 운영의 적신호가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정갈등 해법을 놓고 당정 간 이견이 노출되는 상황이나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야권의 공세 확대가 여론에 미칠 파장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1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률은 20%로 취임 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직무 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70%로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국민의힘 지지율 역시 28%로 정부 출범 후 최저로 주저앉았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같은 결과는 한 대표가 62%의 득표율로 집권여당 선장에 오른 7·23 전당대회 이후 당정 지지율이 동반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나왔다. 갤럽이 7월 4주~9월 2주에 5차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이 기간 28→27→23→23→20%로 8% 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국민의힘 지지율도 35→32→30→31→28%로 7% 포인트 추락했다.
이는 한 대표가 비대위원장으로 있던 지난 1·3월 이른바 ‘윤·한 갈등’을 빚을 때 나타났던 지지율 흐름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1월 중순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놓고 “국민 눈높이”를 언급하며 1차 윤·한 갈등을 빚었다. 당시 갤럽의 1월 2·3·4주차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33→32→31%로 점차 떨어진 반면 국민의힘은 36→36→36% 지지율로 선방했다.
4·10 총선을 앞둔 지난 3월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논란 등으로 윤·한 2차 갈등이 불거졌을 때도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났다. 이때 갤럽 조사를 보면 윤 대통령 지지율은 3월 2·3·4주에 36→34→34%로 하락했으나 당 지지율은 37→34→37%로 반등했다.
한 대표가 제3자(대법원장)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을 전격 제안했던 지난 7월 전당대회 기간에도 당정 지지율은 역전 현상을 보였다. 갤럽의 6월 4주~7월 2주 3차례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25→26→25%로 수평 이동하는 동안 당 지지율은 31→33→35%로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한 대표가 당대표가 된 이후로 당정 간 디커플링 현상마저 사라졌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은 특히 한 대표가 최근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하락세를 보이는 것을 심각한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갤럽의 7월 4주와 9월 1주 조사에서 한 대표 선호도는 19→14%로 떨어졌으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호도는 22→26%로 올라갔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18일 “한 대표와 여당이 윤 대통령의 낮은 국정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견인 효과’를 기대하는 것도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보수 지지층의 이탈 현상에 대한 염려도 커지고 있다. 갤럽의 9월 1·2주 조사를 보면 국민의힘은 텃밭인 대구·경북에서 지지율이 56→46%로 10% 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의힘 한 당직자는 “대통령실과 여당 모두 의정갈등 등 핵심 현안에 대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지층의 실망감 표시 아니겠느냐”고 토로했다.
김 여사가 최근 마포대교 순찰과 추석 인사 영상 등으로 공개 활동을 이어가는 데 대해서도 신중론이 나온다. 앞서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6일 CBS라디오에서 “지금은 나오실 때가 아닌데”라고 언급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채널A 유튜브에서 “제2부속실 설치를 통해 조금 더 안정적이고 조금 더 치밀한 활동이 필요한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난국 타개 방안으로 윤 대통령이 한 대표에게 ‘룸’(공간)을 열어줘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당정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면 변곡점을 만들어서 바닥을 찍고 상승해야 한다”며 “(한 대표의) ‘우호적 차별화’를 대통령실이 전략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선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도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국민일보 통화에서 “대선이 2년 넘게 남았는데 무턱대고 차별화만 할 순 없다는 게 딜레마”라며 “대통령 지지율은 낮은 상황에서 용산에 힘을 싣자니 국민이 울고, 대통령과 각을 세우자니 당내의 불안감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남 지역 여당 의원은 “집권여당 대표는 대통령과는 좋든 싫든 운명공동체”라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한 대표와 여당의 ‘전략적 차별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각만 세우고 끝낼 게 아니라 싸움을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며 “한 대표가 응급의료 대란 등 특정 사안에 대해서는 대통령실과의 강한 차별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평론가는 “핵심은 차별화 자체라기보다는 국민 편에 서는 행동”이라며 “한 대표가 의정 갈등 같은 핵심 현안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갖고 대통령을 끝까지 설득하고, 안 되면 직을 던질 각오까지 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자창 정우진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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