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자만 100만명…"러·우크라 전쟁 2년반, 인구 절벽 온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2022년부터 약 2년 반 이어온 전쟁으로 '인구 절벽'(Demographic Cliff)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 측과 서방 정보기관 측의 추산 수치를 인용해 전쟁 발발 이후 양국에서 총 100만여 명의 사상자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 60만 명(사망 20만 명·부상 40만 명)과 우크라이나군 48만 명(사망 8만 명·부상 40만 명)이다.
WSJ는 "인명피해는 전쟁 전부터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어왔던 두 나라가 앞으로도 오랫동안 치러야 할 엄청난 대가"라고 평가했다.
양국의 고질적 문제인 '인구 절벽'은 전쟁 발발 이후 심각해졌다. 러시아에선 젊은 전문 인력을 중심으로 60만여 명이 해외로 떠났다. 러시아 노동시장의 주류인 중앙아시아 이주 노동자 수도 급감해 노동 인력이 부족하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이와 더불어 1.41~1.42명대를 기록하던 러시아의 합계출산율이 올해 말 1.32명으로 전망되면서 "러시아가 인구학적 감소의 악순환에 진입했다"(영국 이코노미스트)는 평가가 나온다.
우크라이나도 전쟁 발발 이후 (유엔 추산) 600만여 명이 해외로 떠났다. 또 러시아 점령지가 늘어나면서 우크라이나 정부가 통제하는 영토의 총인구 수가 4000만 명에서 2500만 명 수준으로 1500만 명가량 줄어들었다. 가장 최근인 2023년 합계출산율 또한 1년 새 0.2명 떨어진 0.7명으로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우크라, 군동원 나이 제한…러는 北에 눈길
인구 감소라는 공통 위기에 닥친 양국은 다방면에서 대책을 세웠다. 먼저 우크라이나는 출산에 제약을 받지 않도록 군 동원에 나이 제한을 뒀다. 18~25세 남성의 동원을 집행하지 않아 현재 우크라이나 전투원 평균 나이는 43세를 넘는다.
반면 러시아는 병력을 18만 명 증원했다. 늘어난 사상자에 따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병력을 132만 명에서 150만 명으로 증원하는 내용의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러시아 타스 통신이 전했다. 병력 규모 확대는 전쟁 발발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병력 증원에 따른 노동 인력의 공백은 북한 노동자로 메꾼 모습이다. 지난 10일 미국 의회조사국의 '북러 관계'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가 대북 제재 위반으로 동결된 900만 달러(약 120억원)를 해제해 북한에 자금을 지원하고 북한 노동자를 받아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러, 북한 이어 이란과도 군사협력 심화?
러시아와 북한은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지난 6월 북러가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이후 이달 13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다. 만남 의제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 없지만, 미국 국무부는 러·우 전쟁을 북한이 지원하고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을 지원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러시아와 이란간 군사협력 관계도 주목받고 있다. 14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과 영국 정상회담에선 이란이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우라늄 농축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이 더욱 밀접해졌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핵무기 제조로 이어질 수 있는 극비 정보와 기술을 공유하면서 러시아와 이란 간 '핵기술 거래'가 이뤄졌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실제 앞서 이란이 수백 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러시아로 선적한 정황이 드러났다. 또 북한을 방문했던 쇼이구 서기가 17일 이란을 방문한 사실이 전해졌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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