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못 버틴다" 위기의 자영업…'나홀로 사장님'까지 줄폐업
고용한 종업원 없이 일하는 이른바 ‘나 홀로 사장님’이 12개월 연속으로 줄어들고 있다. 통상적으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줄어드는 것은 직원을 뽑는 자영업자가 늘어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내수 부진이 길어지면서 인건비 등 부담으로 폐업하는 1인 자영업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30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만4000명 감소했다. 지난해 9월 이후 12개월 연속 감소로, 2017년 11월~2019년 1월(15개월 연속) 감소 이후 5년여 만이다.
전체 자영업자 수도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달 자영업자는 574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만9000명 감소했다. 7개월 연속 감소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2만6000명 증가했다.
과거에는 나 홀로 사장님이 늘고, 직원 둔 사장님이 줄어드는 것이 고용 시장의 어려움을 나타낸다며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렇게 종업원을 없앤 자영업자가 수익성 악화를 버티지 못하고 결국 폐업을 선택한다는 점이 우려로 떠오르는 중이다.
국세청이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약 개인사업자 115만개가 문을 여는 동안 91만개가 폐업했다. ‘신규 창업 대비 폐업 비율’이 79.4%에 이른다는 이야기다. 이는 2013년 86.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제 폐업을 사유로 소상공인에게 제공되는 노란우산 공제금도 늘어나고 있다. 노란우산은 소상공인이 폐업(퇴직)할 때의 생계 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공적 공제 제도다. 허종식 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지급된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은 88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 증가했다. 허 의원은 “정부가 올해 연이어 소상공인·자영업자 정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와 닿지 않고 있다”며 “정부는 폐업을 줄이기 위해 소비 진작을 위한 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소상공인의 배달‧택배비 연 30만원 지원, 폐업 점포 철거비를 기존 25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확대하는 등의 금액을 편성했다. 소상공인 지원 관련 예산 규모는 올해보다 2733억원 늘어난 5조4000억원 수준이다. 정부는 또 추석 민생 안정 대책을 내놓으며 소상공인 전기요금 지원(최대 20만원) 대상도 ‘연 매출 6000만원 이하’ 사업주에서 ‘1억400만원 미만’으로 넓혔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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