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어 나서는 라포엠 “크로스오버, 오래 살아남을 장르로 만들 것”
“소름 끼치는 무대다. 엄청난 연습량이 느껴진다.”(이은미), “웬만해서는 감동하지 않는데, 감동받았다.”(배철수), “네 분의 무기가 다 다르다. 매번 너무 잘해 얄밉다.”(최정원)
올 상반기 KBS2 ‘불후의 명곡’에서 5번의 우승을 거머쥔 크로스오버 그룹 라포엠(박기훈·유채훈·정민성·최성훈)에게 선배가수들이 쏟아낸 극찬이다.
라포엠은 올초 ‘제38회 골든디스크 어워즈’에 출연해 아이브 ‘아이엠’, 스트레이키즈 ‘락’, 세븐틴 ‘손오공’ 등 K팝 노래를 메들리로 엮은 무대로 화제를 모았고, 지난 삼일절 기념식에선 독립 영웅들께 전하는 곡 ‘나의 영웅’을 노래했다. 조수미의 '챔피언스'(KBS 파리올림픽 특집 '파리의 영웅들'), 정훈희와의 ‘안개’ (제43회 청룡영화제) 등 감동의 무대를 만들어온 이들의 독보적 하모니가 올 가을 미국에서도 울려 퍼진다.
10월 5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워싱턴 한인 복지 센터 50주년 기념 콘서트’를 시작으로 첫 미국 투어 ‘라포엠 2024 USA’에 돌입한다. 이후 9일 텍사스 코펠 아트센터 공연을 거쳐, 12일 로스앤젤레스에서 ‘미주 중앙일보 창간 50주년 기념 LA 콘서트’를 연다. 26·27일엔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단독콘서트 ‘라포엠 심포니’가 예정돼 있다.
2020년 JTBC '팬텀싱어3' 우승과 함께 화려하게 데뷔한 라포엠은 장르불문 카멜레온 음색을 뽐낸다. 국내 최고의 크로스오버 그룹으로 자리매김한 이들은 지난해 10월 창작 가곡 앨범 ‘시·詩·POEM’을 발매했고, 4월엔 이지리스닝 팝을 표방한 싱글 ‘미로’로 대중과 가까이 교감했다. ‘미로’의 더블 타이틀곡 ‘로즈’와 ‘미로’는 음원플랫폼 벅스 실시간 차트 1, 2위를 휩쓸었다.
네 멤버 모두 성악을 전공한 라포엠은 탄탄한 성악 실력을 기반으로 클래식·가요·팝을 넘나들며 다양한 장르를 변주하기에 ‘성악 어벤저스’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이달 초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만난 멤버들은 “공연은 언제나 설렌다. 우리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목소리를 들려드릴 준비가 됐다. 일단 음악을 듣는다면 분명 우리를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Q : 지난 4년 간 활동에 대한 소감은.
“지나고 보면 늘 아쉬움은 남는다. 그렇지만 나름대로 노력하고 연구해가며 발전했다고 생각한다.”(최성훈)
“내게는 가장 치열했던 4년이었다. 생활 패턴부터 부지런하도록 바꿨고,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세워가면서 내면까지 바꿨던 소중한 시간들이었다.”(정민성)
Q :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를 꼽는다면.
“올 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골든디스크 무대다. 5만 관객이 내는 응원 소리를 처음 느껴봤다.”(정민성)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했던 ‘팬텀싱어3’ 갈라콘서트가 기억에 남는다. 마스크를 착용한 관객들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유채훈)
"‘팬텀싱어3’ 결승무대에서 느꼈던 긴장감은 지금도 생생하다.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최성훈)
“2022년 콘서트에서 마이클 잭슨 춤을 췄을 때 많은 것을 깨달았다. 추고 나서도 걱정됐던 무대다. 그 생각만 하면 지금도 심란하다(웃음).”(박기훈)
Q : 라포엠 하길 잘했다고 느낄 때는.
“공연 합주에서 ‘왜 우승했는지 알겠어요’ 라는 칭찬을 들을 때 가장 뿌듯하다. 라포엠이라는 자부심도 느낄 수 있고, 팀워크도 더욱 단단해진다.”(박기훈)
“노래 인생의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나간 ‘팬텀싱어3’에서 라포엠 멤버들을 만나게 될 줄 몰랐다. 좋아해주시는 팬 분들도 만났고, 라포엠을 통해 새로운 목표도 생겼다. 정말 감사하다.”(유채훈)
Q : 팀워크의 비결이 있다면.
“서로가 배려하고 존중하는 분위기다. 또 우리가 모두 성악 전공자여서 그런지 연습실에 피아노 한 대만 있어도 자연스럽게 그 주위에 모여 노래하면서 논다. 공감대가 있다는 것이 참 좋다.”(박기훈)
Q : 매번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는 이유는.
“변화무쌍한 필모그래피를 만드는 재미가 있다. 클래식을 기반으로 다양한 변신을 시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일단 과감하게 시도해보는 자세가 중요하다.”(유채훈)
“전 세계 어떤 가수도 모두의 취향에 맞춰가며 노래할 순 없다. 라포엠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네 멤버가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음악을 보여드리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장르가 섞인다. 우리 또한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장르를 시도한다고 생각한다.”(최성훈)
Q : 크로스오버에 친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마이너한 장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K팝부터 오페라까지 다 가능하다. 클래식을 사랑하는 분들은 물론 K팝 팬들까지 가까이 소통할 수 있기에, 우린 언제나 메이저 음악을 한다고 생각한다. 오래 살아남는 생명력 있는 장르인 크로스오버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싶다.”(박기훈)
Q : 라포엠의 꿈은.
“‘크로스오버 1세대’ 일 디보와 같은 그룹이 된다면 정말 좋겠다. 일 디보가 내한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 스페인어 노래를 한국 관객들이 떼창하더라. 정말 소름이 돋았다. 라포엠의 음악도 자연스럽게 즐겨주시길 바란다.”(유채훈)
“라포엠이 변화무쌍한 음색을 가진 팀이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미국 공연에선 그룹과 개인 무대로 우리의 장점을 보여드릴 예정이다. 앞으로도 해외 여러 나라의 팬들을 만나고 싶다.”(정민성)
황지영 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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