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순국한 27명 동지들의 이름을 찾아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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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봉화군 춘양로 1424 서벽초등학교에 '봉화 서벽 항일 의거 기념비'가 있다.
'봉화 서벽 항일 의거 기념비'는 그 전과를 기려 세워졌다.
1908년 8월 16일 박귀성은 봉화군 서벽리 부근에서 서벽리수비대와 전투하던 중 전사 순국하였다.
박귀성은 봉화군 서벽리 지역에서 하한서(河漢瑞)·고정오(高正五) 의병장과 함께 일본군 수비대와 전투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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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진 기자]
▲ 봉화 서벽 항일운동기념비 |
ⓒ 국가보훈부 |
태백산 일원에서 항일 활동을 해온 김상태(金尙台), 민긍호(閔肯鎬), 변학기(邊鶴基), 성익현(成益顯) 의병장을 비롯한 1000여 의병군이 일경 수비대를 급습, 4시간여 혈투 끝에 왜적 50여 명을 사살했다. '봉화 서벽 항일 의거 기념비'는 그 전과를 기려 세워졌다.
5월에는 큰 승전, 8월에는 큰 패전
그로부터 약 3개월 지난 8월 16일(음력)에는 박귀성(朴貴成) 의병장을 비롯한 지사들이 서벽리 일대 주둔 일본군 수비대와 싸운 끝에 패전해 순국했다. 아래는 국가보훈부 독립유공자 <공훈록>의 기록이다.
(박귀성 지사는) 1908년 경북 봉화군 일대에서 이강년 의진(李康秊義陣)과 연계를 맺고 있던 하한서(河漢瑞)·고정오(高正五) 의진과 함께 의병장으로 활동하였다. 이강년은 (중략) 1908년 4월 강원도를 떠나 경북 봉화로 이동하였다. (중략) 1908년 8월 16일 박귀성은 봉화군 서벽리 부근에서 서벽리수비대와 전투하던 중 전사 순국하였다.
공훈록의 내용은 전사 또는 옥사한 독립지사들의 삶과 대략 비슷하다. 안타깝고 허망하지만, 허다한 분들이 그렇게 세상을 떠나셨기 때문인지 특별한 슬픔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그런데 독립기념관 발간 <한국 독립운동 인명사전>을 읽으면 느낌이 다르다.
자료의 한계로 출생일자와 출신지는 확인할 수 없다. (중략) 박귀성은 봉화군 서벽리 지역에서 하한서(河漢瑞)·고정오(高正五) 의병장과 함께 일본군 수비대와 전투를 벌였다. 8월 15일 약 40명의 부대원을 이끌고 일본군과 격전을 벌인 끝에 7명이 전사하였다. (중략, 박귀성 지사 본인은) 8월 16일 일본군과 전투 중 동료 21명과 함께 전사하였다.
"자료의 한계로 출생일자와 출신지는 확인할 수 없다"는 시작 부분부터 답답하다. 게다가 그보다 더욱 마음을 짓누르는 점이 있다. <공공데이터 포털>의 '국가보훈부 독립유공자 명단'에 봉화 전투 전사자 28명 중 박귀성 지사 1인의 성함만 등록되어 있다.
봉화 전사 27명 지사들, 성명도 미확인 상태
박귀성 지사에게도 "묘소 위치 확인이 필요한 독립유공자입니다"라는 단서가 붙어 있다. 다른 27명 지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순국 지사의 수는 파악되지만 성명조차 알지 못하는 상황이니, 묘소가 제대로 조성되었을 리 없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국민을 이토록 허술하게 대우하다니, "이게 나라냐?" 하는 탄식이 저절로 일어난다.
그렇지는 않겠지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봉화 서벽 항일 의거 기념비'에 등장하는 김상태 지사 기록을 잠시 살펴본다. 국가보훈부 독립유공자 <공적 정보>와 독립기념관 <독립유공자 인명사전>에는 순국일이 1911년 9월 21일인데, 국가보훈부 현충시설정보서비스 <영월군 충절사>에는 1912년 7월 28일로 나온다.
박귀성 지사가 "봉화에서 나와 함께 순국한 의병들의 이름이라도 후대인들이 알 수 있도록 해달라. 내가 다른 27명 동지들 얼굴을 볼 수 없다"라고 간곡하게 당부하는 음성이 공중에서 들려오는 듯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발표하는 2024년 9월 18일은 음력으로 8월 16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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