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MO 2024]루닛 "의료AI 글로벌 관심 커져…빅파마 협력 이어갈 것"
의료AI 활용 면역항암제 효과 예측 결과 공개
ESMO, 내년 'AI·디지털' 학회 개설
"글로벌 암 학회에서 의료 인공지능(AI) 학회에 대한 별도 학회를 개선하는 등 디지털 병리학 분야가 성장하고 있다. 다수의 빅 파마와 협력을 이어가고 있고 이 같은 성과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
마이클 헐지크 루닛 글로벌 사업개발실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24 유럽종양학회(ESMO) 현장에서 지난 15일(현지시간) 만나 이같이 말하며 "개발 중인 신약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가 많이 공개되고 관련 제약사들이 많이 참여하는 만큼 다른 신약 개발 회사와 협업을 논의하고자 ESMO에 참여했다"며 "루닛의 기술이 환자의 항암제 선택에 중요한 지표를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를 공개했다"고 말했다.
루닛이 이번 ESMO에 들고 온 연구 결과는 AI 바이오마커인 루닛 스코프 IO를 활용해 진행성 위암 환자에게 면역항암제 병용 치료를 했을 때 얼마나 효과가 나타날지를 예측한 것이다. 진행성 암은 암이 이미 상당히 커져 수술로 암세포를 제거하기 어렵거나, 다른 부위로까지 전이된 상황을 뜻한다. 최근 이 같은 진행성 위암의 치료를 위해 면역항암제와 화학항암요법을 함께 쓰는 치료법이 해당 환자의 첫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환자마다 치료제의 효능 편차가 커 효과를 제대로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의 필요성도 함께 커지는 상황이다.
이번 연구는 진행성 위암 환자 585명을 대상으로 275명은 면역항암제 옵디보와 화학항암요법을 함께 쓰고, 310명은 화학요법 단독치료를 사용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조직 데이터를 루닛 스코프 IO로 분석하고 환자의 면역표현형을 확인해 면역항암제의 치료 반응과의 연관을 분석했다.
그 결과 병용 치료 환자군은 항암제 효능 평가의 주요 지표 중 하나인 무진행 생존 기간 중앙값(mPFS)이 8.2개월로 단독 치료군의 5.9개월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루닛 스코프 IO로 분류한 '면역활성환자군'에서는 mPFS가 11개월로 단독치료 환자보다 약 2배 길게 나타나 병용치료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반면 면역 활성이 나타나지 않은 환자들은 병용 치료를 하더라도 mPFS가 7.3개월로 큰 개선을 보이지 않았다.
헐지크 실장은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더 정확한 치료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음을 입증한 연구로, 앞으로 루닛 스코프가 적합한 면역항암제 기반 치료법의 선택에 중요한 지표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ESMO에서도 연구 결과 발표 외에도 협업을 논의 중인 다양한 협력사와 미팅이 예정돼 있다"며 "글로벌 빅 파마와 관련해서도 이미 7곳의 빅 파마와 협력하고 있고, 올해 하반기에도 글로벌 성과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평소 루닛이 주요 암학회에서 다수의 논문을 제출해온 것과 달리 이번 ESMO에서는 한 건의 논문만 제출한 데 대해서는 "AI를 적용한 의학적·임상적 연구가 비교적 최근 몇 년간 집중적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라며 "현재도 상당수의 연구가 진행 중이고, 아직 결과를 발표할 단계가 아닌 데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ESMO에서 내년 11월 베를린에서 'AI와 디지털 종양학' 학회를 개최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많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ESMO와 더불어 세계 3대 암 학회로 불리는 미국암학회(AACR),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중 AI 기술과 관련해 별도의 학회를 개설하기로 한 건 이번 ESMO가 처음이다.
헐지크 실장은 이에 대해 "당연히 참석할 것"이라며 점차 의료 AI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ESMO 2022가 루닛 합류 후 첫 콘퍼런스 참석이었는데 그때도 다들 AI에 관해 관심은 많았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치료에 쓰일 단계는 되지 못한다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며 "학회를 통해 산·학·연의 협력 기회가 확대돼 온 만큼 학회 신설은 루닛을 포함한 업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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