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내가 있는 동안 KIA 왕조 세우고파"…박찬호 눈물에도 무덤덤, '타이거즈 천재 소년' 그래서 더 무섭다
(엑스포츠뉴스 문학, 김근한 기자) KIA 타이거즈 '천재 소년' 김도영이 올 시즌 커리어 하이 달성과 함께 2017년 이후 7년 만에 나온 팀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김도영은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올해 마침표를 찍고 내년부터 KIA 타이거즈 왕조를 세우겠단 야심에 찬 목표까지 거침없이 내뱉었다.
KIA는 9월 17일 문학 SSG 랜더스전에서 0-2로 패했다. 하지만, 같은 날 2위 삼성 라이온즈가 두산 베어스에 패하면서 KIA의 정규시즌 우승이 확정됐다. KIA는 전·후기리그와 양대리그 시절을 제외하고 역대 7번째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KIA 정규시즌 우승 원동력은 단연 압도적인 방망이 화력이다. KIA는 올 시즌 7년 전 통합 우승을 달성했던 2017년 팀 타선과 비교될 정도다. 올 시즌 KIA 팀 타선 WAR은 총 31.17로 2017년 WAR 31.48에 근접한 흐름이다. 팀 wRC+(조정 득점 창출력) 수치를 봐도 2024시즌 팀 타선 기록(115.8)이 2017시즌 팀 타선 기록(113.7)보다 앞설 정도다.
다른 지표들도 마찬가지다. KIA 타선은 2017년과 비교해 팀 타율(2017년 0.302-2024 0.301)과 팀 출루율(2017년 0.370-2024년 0.370), 그리고 팀 장타율(2017년 0.469-2024년 0.462)까지 놀라울 정도로 흡사한 타격 지표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가장 큰 차이점은 김도영의 유무다. 2017년 팀 타선에선 김도영과 같은 미친 활약을 보여주는 영건은 없었다. 올 시즌 37홈런과 39도루를 기록 중인 김도영은 토종 선수 최초 시즌 40홈런-40도루에 도전하는 몬스터 시즌을 보내고 있다.
KIA는 올 시즌 유일한 팀 800득점 고지(818득점)에 오른 팀이기도 하다. 팀 득점 중심에도 김도영이 있다. 김도영은 시즌 134득점으로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2014년 서건창 135득점) 경신까지 눈앞에 뒀다.
정규시즌 우승 세리모니 뒤 취재진과 만난 김도영은 "솔직히 실감이 안 난다. 그런데 형들의 반응을 보니까 진짜 대단한 걸 했구나 싶다. 형들이 그렇게 기뻐하고 벅차하는 감정을 처음 봐서 그렇다. 신기하기도 했다"라며 "오늘 승리로 우승하고 싶었는데 경기가 잘 풀렸다. 잠실 경기 결과로 확정된 순간 다들 홈런 친 듯이 기뻐했다. (박)찬호 형도 경기 끝나기 전부터 눈물이 날 듯싶다고 말하더라. 같이 울어줘야 한다고 했는데(웃음). 찬호 형은 눈물을 흘렸다. 우승이 진짜 어려운 거라는 걸 느꼈다"라며 미소 지었다.
데뷔 첫 우승에 한참 들뜰 나이와 연차임에도 김도영은 오히려 차분하게 우승 소감을 이어갔다.
김도영은 "올 시즌 힘든 순간이 너무 많았다. 오히려 5위보다 1위할 때 더 큰 스트레스를 받고 압박감도 크더라. 1위의 무게가 정말 무겁고 힘들단 걸 다시 느꼈다. 그래도 시즌 중간 중요한 맞대결에서 승리해 1위 자리를 지킨 점은 좋았다. 강팀에 강한 시즌이었다. 베테랑 선배님들이 중요할 때 해결하신 덕분이었다. (최)형우 선배님이 빠졌을 때 지난 8월 LG전 스윕 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형우 선배님도 참 고마워했는데 그 결과 덕분에 우승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었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김도영은 이제 남은 시즌 경기에서 40홈런-40도루 도전과 함께 리그 MVP 수상에 쐐기를 박고자 한다.
김도영은 "감독님 뜻에 따라야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뛰고 싶다. 최근 감독님께서도 3볼 카운트에서도 자신 있게 쳐도 된다고 말씀 해주셨다. 더 편안한 마음으로 남은 타석에 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우승했다고 달라진 건 없다. 물론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니니까 리그 MVP 수상에도 욕심이 나는 건 사실"이라고 바라봤다.
김도영은 한국시리즈 우승과 함께 내년 시즌부터 타이거즈 왕조를 세우고 싶단 야침에 찬 목표도 숨기지 않았다.
김도영은 "2년 전 가을야구 무대를 보면서 안타 하나 치는 것도 어려운 대단한 무대라는 걸 제대로 느꼈다. 대주자라도 나가고 싶을 정도였다. 한국시리즈 무대를 상상하기도 했는데 정규시즌 우승을 하고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하면 아무 의미도 없다. 더 단단히 마음 먹고 내 루틴대로 잘 준비할 것"이라며 "올해는 안 다치고 좋은 기록과 함께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고 있다. 거기에 팀이 우승하고 KBO리그 흥행도 잘 풀려 기쁨이 배로 커졌다. 앞으로도 계속 1위로 머물겠다. 내가 있는 동안은 KIA 타이거즈 왕조를 세우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사진=문학, 김한준 기자/김근한 기자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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