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심 판결 직후, 김경수가 온다…친노·친문 결집하나
사면·복권된 김경수 전 경남지사 더불어민주당의 친노(친노무현)ㆍ친문(친문재인)계 구심점이 될 수 있을까.
현재 독일에 있는 김 전 지사는 11월 말 귀국할 예정이다. 앞서 김 전 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2021년 7월 징역 2년 형이 확정돼 복역하다가 2022년 12월 복권 없이 사면됐다. 이후 지난해 8월 영국 유학을 떠났고, 올해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 참석 차 일시 귀국했다가 6월에 다시 독일로 출국했다. 김 전 지사 측은 “일관되게 관심을 가져 온 사회적 대타협 모델에 대해 공부를 하는 중이며, 11월 말에 공부를 마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동안 민주당에서 거론이 뜸하던 김 전 지사가 정치권에 재소환된 건 지난 8월이다. 당초 김 전 지사는 2027년 12월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됐으나, 광복절 특사로 복권까지 이뤄지면서 공직선거에 자유롭게 출마할 수 있게 됐다. 2026년 지방선거나 2027년 3월 대선에도 출마할 길이 열린 셈이다. 김 전 지사는 복권 직후인 지난달 13일 페이스북에 “저의 일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우리 사회를 위해 보탬이 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잘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출마 제한’ 족쇄를 벗은 김 전 지사가 친문계의 구심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친문계는 22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주요 인사들이 공천 탈락하는 등 부침을 겪었고, 일부 조국혁신당과 새미래민주당(옛 ‘새로운미래’) 등으로 이탈해 결집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가운데 친노ㆍ친문계의 적자인 김 전 지사가 귀국해 정치를 재개할 경우 흩어진 친문계가 김 전 지사를 중심으로 다시 세력화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문재인 정부 출신 의원은 “김 전 지사에 대해 친문계의 애틋함이 있고, 김 전 지사 스스로도 주변에 사람을 모으는 매력이 있다”며 “친문계 구심점이 생긴다면 김 전 지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한 검찰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이들의 결집력이 더 강해질 거란 관측도 있다.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 지도부가 전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등 친명-친문 단일대오를 강조하고 있지만, ‘친문 적자’인 김 전 지사 귀국을 계기로 친문계가 독자적 움직임을 본격화할 수 있단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새미래 전병헌 대표는 지난달 30일 라디오에 출연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사실을 밝히며 “김 전 지사가 귀국하면 저와 김 전 지사,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세 사람을 (불러) 대통령께서 자리를 한 번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문 전 대통령이) 그렇게 하겠다고 웃으면서 말했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김 전 지사의 귀국 시점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1심 판결 직후다. 이 대표는 현재 7개 사건, 11개 혐의로 총 4개의 재판을 받고 있는데, 이중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혐의 관련 재판은 10월 안에 1심 판결이 나올 공산이 크다. 이 대표에 대해 1심 유죄 판결이 나올 경우 당내에서 ‘대안론’이 부상할 가능성이 있는데, 때마침 귀국한 김 전 지사가 이를 흡수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다만 친문계는 현재로선 김 전 지사가 ‘조기 등판’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대선까지 2년 반의 시간이 남은데다, 22대 총선 이후 당 주류가 친명계로 재편된 상황에서 “당장 뭔가를 해보려 하기보단 대중과 소통하며 때를 노리는 ‘저공비행’을 할 것”(재선 의원)이란 분석이다. 김 전 지사와 가까운 한 의원은 “당장 김 전 지사가 뭔가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 건 아니다. 지금은 섣부르다고 본다. 당분간 암중모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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