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격투기 선수, 치한 경찰에 신고했다 비난…"왜 직접 제압 안해?"

네티즌들 “악마 물리치는 데 기술 썼어야”
여성 “일반인 때렸다가 심각한 결과 우려”

중국의 한 여성 종합격투기(MMA) 선수가 자신을 강제 추행하려던 남성을 경찰에 신고했다가 오히려 비난을 받았다. 상대를 물리적으로 제압할 수 있는 상황인데 그러지 않았다는 이유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3일 여성 종합격투기 선수 쉬(23)가 겪은 사건에 대해 보도했다. 그는 유도 국가대표 출신으로 4년 전 은퇴 후 종합격투기에 입문했다.

당시 쉬는 장안 지역을 걷다가 저우(23)라는 남성을 마주쳤다. 그는 쉬에게 연락처를 묻더니 갑자기 목을 감싸고 강제로 입맞춤을 하려 했다.

쉬는 다행히 그로부터 벗어났고, 남성이 칼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상하이 경찰은 이 남성을 강제 추행 혐의로 구금했다.

여성 격투기 경기.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 없음. [이미지출처=픽사베이]

그러나 이 사건이 알려진 이후 쉬는 온라인상에서 남성을 직접 물리치지 않은 것에 대해 비판을 받아야 했다.

일부 네티즌은 “그를 공격하는 것이 정당한 상황에서 그렇게 하지 않았다니, 싸움에서 그를 이길 수 없었다는 뜻인가”, “왜 종합격투기 훈련을 받고도 그 기술로 악마를 물리치지 않았나” 등의 목소리를 냈다.

쉬는 “나는 프로 종합격투기 선수이기 때문에 일반인보다 훨씬 강하다”면서 “내가 그를 가격했을 때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까 두려웠다”고 말했다.

아울러 남성이 붙잡히지 않으면 더 많은 여성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도 생각했다면서 “그가 처벌받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상황을 적절하게 해결했다”, “사람들의 비판을 신경 쓰지 말라”, “당신을 지지한다”며 찬사를 보내는 네티즌도 있었다.

쉬는 “나는 폭력 수단이 아니라 꿈을 이루기 위해 종합격투기를 하고 있다”면서 “다른 여성들도 기본적인 격투 훈련을 받아야 자신을 스스로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