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치기 많이 해봐서 안 떨렸다"...데뷔 첫승 최종인, 두산 4위로 이끈 배짱투 [잠실 현장]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 우완 최종인이 꿈에 그리던 프로 무대 데뷔 첫승을 손에 넣었다. 팀이 위기에 빠진 순간 당찬 투구로 4위 도약을 이끌면서 의미가 더 컸다.
최종인은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팀 간 16차전에 서 1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팀의 5-4 승리에 힘을 보탰다.
최종인은 이날 팀이 3-3으로 맞선 연장 10회초 무사 1·2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두산은 9회초 수비에서 마무리 김택연이 수비 실책 여파 속에 동점을 허용하면서 흔들렸다. 설상가상으로 9회말 1사 2·3루 끝내기 기회가 무산되면서 게임 흐름도 불리하게 흘러갔다.
최종인은 여러 가지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첫 타자 김건희를 상대했다. 초구 149km짜리 직구가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 꽉 찬 코스로 들어간 가운데 김건희가 이를 받아쳤다. 유격수 땅볼을 유도, 1루 주자가 2루에서 포스 아웃 처리하고 나쁘지 않은 스타트를 끊었다.
최종인은 계속된 1사 1·3루에서 점수와 아웃 카운트를 맞바꿨다. 원성준의 우익수 뜬공 때 3루 주자 김혜성이 태그업 후 홈 플레이트를 밟아 키움에 점수를 내줬다. 이어 변상권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면서 흔들렸다.
최종인은 다만 계속된 2사 1·2루 고비에서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박수종을 상대로 148km짜리 직구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2구째 149km짜리 직구에 박수종의 방망이가 밀리면서 파울이 됐고 노 볼 투 스트라이크의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다. 이어 3구째 139km짜리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 탈삼진을 잡아내면서 이닝을 끝냈다.
두산은 최종인이 무사 1·2루 위기를 최소 실점으로 막아주면서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10회말 선두타자 양석환의 솔로 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뒤 1사 만루에서 정수빈의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최종인은 구원승을 따내는 기쁨을 맛봤다.
최종인은 경기 종료 후 "팀 승리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 것 같아서 기쁘다. 개인의 승리도 의미가 있지만, 정말 중요한 시기에 팀이 이길 수 있어 그게 더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연장전 무사 1·2루가 쉬운 상황은 아니지만 퓨처스리그에서 승부치기 상황에 정말 많이 등판했다. 크게 긴장하지 않고, 오히려 익숙한 상황이라고 마음을 다잡으며 타자에만 집중했는데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2001년생인 최종인은 2020년 부산고를 졸업하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9라운드, 전체 89번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이듬해 8월 현역으로 입대, 지난해 2월 전역했고 퓨처스리그에서 차근차근 육성 과정을 밟았다.
최종인은 지난 4월 6일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프로 데뷔 첫 1군 등판에 나섰다. 이후 6월 2일 LG 트윈스전 이후 지난 1일 확대 엔트리 시행 전까지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마운드에 오르며 경험을 쌓았다.
최종인의 올해 퓨처스리그 성적은 30경기 39⅔이닝 2승 3패 3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4.54로 빼어난 편은 아니었다. 다만 두산 코칭스태프는 최종인이 뿌리는 140km 중후반대 패스트볼에 주목, 과감하게 확대 엔트리 시행과 함께 기회를 줬다.
최종인은 팀이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단비 같은 활약을 해줬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KT 위즈를 제치고 5위에서 4위로 도약했다.
최종인은 "마운드에서 던질 때보다 10회말 팀 공격 때 더 떨렸던 것 같다. 양석환 선배님이 동점 홈런을 치고 주자가 한 명씩 나갈 때마다 긴장됐다. 정말 간절하게 팀 승리를 바랐는데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 데뷔 첫승을 기록하니까 제일 먼저 부산에 계신 부모님이 떠오른다. 늘 감사드린다. 2군에서 지도해 주신 김상진 코치님, 권명철 코치님께도 이 기회를 빌려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또 기회를 주신 이승엽 감독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데뷔 첫 승을 거둔 최종인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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