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터뷰] '승강 PO 두 번은 안 돼' 이영재 "위닝 멘탈리티가 중요, 어떤 팀이든 무서울 것 없다"

김희준 기자 2024. 9. 17.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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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재(전북현대). 김희준 기자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을 찍으며 지난 시즌 수원FC에서 승강 플레이오프 경험에 대해 묻자 이영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승강 플레이오프를 두 번 가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만큼 이영재를 포함한 전북현대 선수들은 잔류에 대한 의지로 충만하다.


지난 14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30라운드를 치른 전북이 수원FC를 6-0으로 대파했다. 전북은 현재 리그 10위(승점 33)로 8위 제주유나이티드(승점 35)와 격차는 단 2점이다.


이날 전북은 선수층이 얇은 수원FC를 경기 내내 밀어붙였다. 전반 18분 이영재가 선제골을 넣었다. 안현범의 크로스를 전병관이 재치있게 뒤로 흘리자 이영재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영재는 친정팀을 상대로 넣은 득점에 별다른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이영재는 그밖에 성실한 전방압박과 훌륭한 연계로 전북 공격을 이끌었고, 후반 20분 이승우와 교체돼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전북은 후반에만 5골을 몰아치며 잔류를 위해 경쟁팀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승점으로는 아직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순위지만 지금까지 40골을 넣어 경쟁팀보다 다득점에서 명백한 우위에 있다. 현재 흐름도 4경기 무패(3승 1무)로 매우 좋다.


이영재(전북현대).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영재는 전북이 대승을 거뒀다는 기쁨과 그 상대가 하필 수원FC였다는 슬픔으로 복잡미묘한 표정이었다. 믹스트존에서 "전북이 매 경기 중요하지만 수원FC 원정은 더욱 중요했다. 많은 팬들 앞에서 대량 득점으로 승리해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수원FC 상대로 너무 많은 골을 넣고, 나도 직접 득점을 해 죄송한 마음도 있다"며 현 소속팀에 대한 감사와 전 소속팀에 대한 미안함을 모두 전했다.


이어 "수원FC를 상대로 골을 넣으면 항상 마음이 아플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전북이 더 좋은 상황으로 가고, 내 스스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려면 득점이 필요했다. 수원FC 팬들도 이해해주실 거라 믿는다"며 여러 감정이 교차하는 경기였다고 말했다.


이날 이영재는 송민규와 함께 투톱을 이루는 형태로 경기에 나섰다. 실제로는 최전방에 머무르기보다 중원으로 많이 내려와 수비와 연계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 김두현 감독은 공격 상황에서 마무리까지 완벽하게 맞아들어가기를 바랐고, 이영재가 실제로 이를 구현하는 데 도움을 줬다.


이영재는 관련해 "감독님이 섀도 스트라이커로 기용해주셨는데 때로는 미드필드에 내려가서 빌드업도 하고, 공격적으로 올라갔을 때도 원하는 위치 선정이 있었다"며 "그 자리에 더 훌륭한 선수가 많다. 이승우 선수는 득점 능력, 송민규 선수는 공 관리 같이 나보다 더 좋은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있다. 나는 그 선수들보다 수비적으로 더 좋은 능력을 가졌다고 생각해서 감독님이 그걸 높게 평가해주신 것 같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부분들을 염두에 두고 경기를 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감독이 공격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를 묻자 "포지셔닝"이라며 "우리가 공을 돌릴 때 선수들이 있어야 할 자리에 있지 못하면 우리가 원하는 축구를 할 수 없다. 공을 소유했을 때 각자의 자리를 찾아가서 그 자리를 지키고 공을 받는 움직임을 많이 요구하신다"며 훈련을 거듭할수록 김 감독이 원하는 축구가 전북에서 구현되고 있는 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이영재(전북현대). 서형권 기자

전북은 주중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2(ACL2) 경기를 잘 넘기고, 다가오는 대전하나시티즌과 맞대결에서 승리한다면 강등권 탈출도 노려볼 수 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ACL2 경기에 2군을 대거 출장시키고 리그 경기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바 있다.


선수들에게도 이러한 의중이 전달됐다. 이영재는 "전북은 좋은 스쿼드를 갖고 있어 이원화를 했을 때 누가 주전으로 뛰어도 이상하지 않을 멤버를 보유했다. 이번 리그 경기를 못 뛰었지만 ACL2에서 뛰었을 때 자신을 증명하려는 선수들이 있다. 서로에게 경쟁심을 유발한다면 더 건강한 팀으로 갈 수 있다고 감독님도 항상 말씀하시고 선수들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영재는 전북이 위닝 멘탈리티를 갖춰가고 있어 잔류라는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위닝 멘탈리티가 제일 중요하다. 올 시즌 우리는 이겨야 할 경기를 이기지 못하고, 지지 말아야 할 경기를 졌다. 전북이 원래 갖고 있던 위닝 멘탈리티가 조금씩 없어진 것"이라며 "최근 들어 경기력이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선수들이 위닝 멘탈리티만 더 갖고 경기를 한다면 어떤 팀이든 무서울 것 없고 이길 수 있을 거다. 안일한 마음만 가지지 않는다면 시즌이 끝날 때까지 우리가 원하는 승리를 얻어낼 거라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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