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세트피스 개선" 분노하고 실망했는데…'천하태평' 포스테코글루 "딱 한 번 실수했을 뿐"

권동환 기자 2024. 9. 17.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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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에서 또다시 세트피스 수비 논란이 발생했다. 클럽 주장 손흥민은 세트피스 수비 보완을 외쳤지만, 사령탑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또 외면했다.

토트넘은 지난 1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2024-202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북런던 더비 홈경기에서 0-1로 패했다.

9월 A매치 일정 이후 치르는 첫 번째 경기이자 시즌 첫 북런던 더비에서 토트넘은 또 세트피스에 당했다. 후반 19분 아스널 코너킥 상황에서 부카요 사카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아스널 센터백 가브리에우 마갈량이스가 헤더 슈팅으로 토트넘 골망을 흔들면서 귀중한 선제골을 터트렸다.

세트피스 수비 때  마갈량이스를 마크한 선수는 토트넘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였다. 그러나 로메로가 다른 선수에게 한 눈을 판 사이 마갈량이스는 로메로를 따돌리고 아무런 방해 없이 편안하게 헤더 슈팅을 시도하며 득점에 성공했다.

토트넘의 남은 시간 동안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끝내 아스널 골망을 열지 못했다. 마갈량이스의 헤더 선제골은 결승골이 됐고, 토트넘은 홈에서 열린 시즌 첫 북런던 더비를 0-1 패배로 마무리했다.

토트넘 팬들은 홈에서 최대 라이벌에 졌다는 점에 화가 났지만 또다시 세트피스 상황에서 실점을 허용한 부분에 분통을 터트렸다. 지난해 여름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부임한 후 토트넘은 지속적으로 세트피스 수비가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기 후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토트넘의 관점에서 보면 아스널전 실점은 토트넘이 2024년에 허용한 18번째 세트피스 실점이었다"라며 "더욱 심각한 건 올해 들어 토트넘이 코너킥에서만 13번이나 실점했다는 것이다. 이는 해당 부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수치이다"라고 설명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토트넘 첫 시즌인 2023-24시즌에 페널티킥을 제외하고 토트넘이 프리미어리그 38경기에서 허용한 실점은 총 54골이다. 이중 16골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왔기에 상대팀들은 토트넘을 상대할 때 언제나 세트피스 상황을 적극 활용한다.

지난 4월 아스널과의 홈경기에서 2-3으로 패할 때도 토트넘은 코너킥 상황에서만 2골을 내줬다. 토트넘의 고질적인 세트피스 문제는 개선되지 않으면서 올시즌 아스널전에서 또다시 세트피스에 당했다.

토트넘 주장 손흥민도 팀의 세트피스 수비 문제를 지적했다. 손흥민은 지난 4월 아스널전 때 코너킥에서 2골을 내주며 패하자 "받아들이기 어렵다. 우리 플레이 스타일은 좋았다. 상대를 지배했었다. 3실점은 치명적이다. 이런 경기에서 우리는 정말 발전해야 한다. 특히 세트피스에서 그렇다"라며 세트피스 수비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의 생각과 달랐다. 그는 세트피스 수비 지적에 대해 "사람들이 만족할 답변을 하지 않았지만 이슈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좋게 출발하거나 나쁘게 출발할 때도 있고, 세트피스가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5월 세트피스 수비가 팀의 약점이 디되고 있다는 질문에 "관심이 없다"라며 말하면서 세트피스 수비를 지적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귀 기울이지 않았다.

결국 새 시즌이 시작되고 또 세트피스 문제가 토트넘의 발목을 잡자 손흥민이 다시 한번 목소리를 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인터뷰에서 "우리는 경기를 지배했지만 또다시 세트피스에서 실점했다"라며 "지난 시즌에도 그랬고, 정말 실망스럽다. 팬들도 매우 실망했을 거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100% 개선해야 한다. 힘든 순간이지만 우리는 뭉쳐야 한다"라며 "우린 파이널 서드에 들어가고 있지만 선수들은 골을 넣어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축구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냉철하게 행동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강하게 회복할 것이다. 갈 길이 멀다"라고 전했다.

또다시 세트피스 상황에서 실점을 허용해 경기에서 졌고, 클럽 주장 손흥민이 지속적으로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완고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알고 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사람들은 내가 세트피스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리고 이건 오랫동안 계속될 수 있는 이야기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난 이해한다. 내가 말했듯이 우린 다른 모든 팀들과 마찬가지로 항상 세트피스 훈련을 한다. 세트피스가 위협적이라는 걸 아고 있다"라며 "우린 오늘 대부분의 상황을 잘 막아냈지만 딱 한 번 집중을 놓치면서 대가를 치렀다. 여기에서 배우고 나아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게 사실이다. 알다시피 내가 짊어져야 하는 짐이고, 기쁘게 받아 들일 것"이라며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가기 위해선 세부사항보다 더 큰 그림이 훨씬 더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또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길은 지금 하고 있는 축구를 의미 있는 것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우린 많은 분야에서 진전을 이루는 팀이다. 모든 진전엔 항상 극복해야 할 새로운 도전과 과제들이 있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올시즌 4경기를 볼 때, 우리의 축구는 작년의 첫 4경기보다 더 일관되고 더 매력적이었다. 당연히 결과는 이를 반영하지 않는다"라며 "난 특정 분야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고, 내 임무는 가능한 한 빨리 격차를 메우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이들이 포스테코글루 감독 생각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전 토트넘 선수이자 현재 해설가로 활동 중인 제이미 레드냅은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토트넘을 보면 세트피스를 두려워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라며 "선수들은 목숨을 걸고 마크한 선수들을 붙잡고 있다. 이는 공황 상태이고, 두려움이다"라고 말했다.

닉 라이트도 "아마 경기는 세트피스로 결정된 게 적절했을 거다"라며 "아스널은 지난 시즌부터 프리미어리그에서 세트피스에서만 22골을 넣었고, 토트넘은 같은 기간에 18골을 허용했다"라며 세트피스가 북런던 더비 승자를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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