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천하다’ 뜻 모르면 무식? 교회 용어? 진실과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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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천(召天)하다'라는 어휘를 두고 무식 논란이 일었습니다.
2018년 국민일보에서 연재한 '교회용어 바로 알기'에서 한세대 외래교수인 이상윤 목사는 "소천은 기독교적인 용어도 아니고 심지어 표준어도 아니다"며 "우리말 사전과 한자 사전에는 없는 말이며 인터넷 포털의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단어의 뜻을 올릴 수 있는 오픈사전에만 '개신교에서 죽음을 이르는 말'로 등록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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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천(召天)하다’라는 어휘를 두고 무식 논란이 일었습니다.
논란의 시작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비롯됐습니다. 한 대기업에 근무하는 작성자 A씨가 “소천하다는 말이 일반적으로 쓰이지 않는 말은 아니지 않냐”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신입사원에게 ‘아버님께서는 무슨 일을 하시냐’고 물었더니 ‘소천하셨다’고 답하더라.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니 돌아가셨다는 의미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평소에 쓰지 않는 단어를 사용해 나를 무례하고 무식한 사람으로 만들었다”며 신입사원에 대한 불쾌감을 표현했습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다양했습니다. “기독교인들이 사용하는 단어라 누구나 알 수있는건 아니다”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단어를 모르는 것보다 가족에 대해 질문하는 태도가 더 문제“라거나 “모르는 것을 배웠다고 생각하면 될 텐데 왜 상대방을 비난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이 문제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자, 언론들은 ‘소천하다’가 기독교적인 표현으로 ‘하늘나라에 가다’는 뜻을 한자어 ‘소’(召)와 ‘천’(天)으로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일부 교회에서는 목회자나 성도가 별세하면 흔히 ‘소천하셨다’고 표현합니다. 부고를 알리는 주보나 신문 광고에도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소천하셨다’는 문구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소천하다’는 기독교적 용어가 아닙니다. 2018년 국민일보에서 연재한 ‘교회용어 바로 알기’에서 한세대 외래교수인 이상윤 목사는 “소천은 기독교적인 용어도 아니고 심지어 표준어도 아니다”며 “우리말 사전과 한자 사전에는 없는 말이며 인터넷 포털의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단어의 뜻을 올릴 수 있는 오픈사전에만 ‘개신교에서 죽음을 이르는 말’로 등록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소천은 ‘승천(昇天)’이라는 말을 기독교식으로 만든 용어인데 ‘소천하셨다’는 말은 문법적으로도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만약 ‘하늘(하나님)이 부르셨다’는 뜻으로 사용하려면 ‘소천(召天)’이 아니라 ‘천소(天召)’가 돼야 하며 ‘소천’을 사용하려면 능동형이 아닌 수동형을 써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은 ‘소천’과 비슷한 문법 구조를 가진 ‘소명(召命)’을 통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목회자로 부르심을 받았다는 표현을 할 때 ‘소명을 받았다’는 수동형으로 사용합니다. ‘소명했다’는 말은 쓰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소천’을 꼭 사용해야 한다면 ‘소천하셨다’가 아니라 ‘소천을 받았다’라고 해야 올바른 표현이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소천했다’보다 ‘돌아가셨다’는 표현이 적합합니다.
이와 함께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표현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명복(冥福)’은 불교 용어로 불교 신자가 죽은 후 심판을 받는 곳인 ‘명부(冥府)’에서 얻게 되는 복을 의미합니다. 기독교인들은 대신 ‘하나님의 위로를 받으시기 바랍니다’나 ‘부활의 소망을 가지시길 바랍니다’와 같은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더 바른 표현입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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