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이후 첫 '30홈런' 구자욱, 사령탑 칭찬엔 이유 있다…"주장이 분위기 만들었어"

김지수 기자 2024. 9. 1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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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구자욱이 1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프로 데뷔 첫 단일 시즌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삼성 라이온즈 캡틴 구자욱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단일 시즌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사자군단의 좌타 레전드들의 뒤를 이어 커리어에 의미 있는 이력을 추가하게 됐다.

구자욱은 지난 1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팀 간 16차전에 3번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출전, 5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팀이 9-14 역전패를 당하면서 빛이 바래기는 했지만 주축 타자로서 제 몫을 해줬다.

구자욱은 이날 팀이 1-1로 맞선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SSG 선발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를 상대로 우전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1회초 첫 타석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던 아쉬움을 털어냈다.  

구자욱은 기세를 몰아 세 번째 타석에서 장타를 생산했다. 삼성이 1-5로 끌려가던 6회초 무사 1루에서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를 때려내며 무사 2·3루 찬스를 연결했다.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구자욱이 1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프로 데뷔 첫 단일 시즌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삼성은 구자욱의 6회초 2루타 이후 르윈 디아즈, 박병호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강민호의 몸에 맞는 공 출루로 만루 기회를 이어갔다. 대타 김영웅의 만루 홈런이 폭발하면서 5-5 동점을 만들 수 있었다.

구자욱의 방망이는 네 번째 타석에서도 불을 뿜었다. 삼성이 5-7로 뒤진 7회초 무사 1·2루에서 SSG 우완 문승원을 상대로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구자욱은 문승원의 초구 142km짜리 슬라이더를 공략했다. 스트라이크 존 한 가운데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30m짜리 타구를 날려 보냈다. 커리어 첫 30홈런을 극적인 순간 만들어냈다.

구자욱은 2015년 1군 데뷔 후 2017 시즌 21홈런, 2018 시즌 20홈런, 2021 시즌 22홈런 등 총 세 차례 2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다만 2022 시즌 5홈런, 2023 시즌 11홈런으로 홈런 숫자가 주춤했다.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구자욱이 1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프로 데뷔 첫 단일 시즌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의 장타력은 2024 시즌 다시 폭발했다. '거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삼성 국내 타자가 30홈런 이상을 기록한 건 2016년 최형우의 31홈런 이후 8년 만이다. 

구자욱은 올해 123경기에서 타율 0.336(476타수 160안타) 30홈런 109타점 12도루 OPS 1.016로 리그 최정상급 타자의 면모를 뽐내고 있다. 여기에 팀의 주장으로서 선수단을 이끄는 리더십도 호평 일색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15일 경기 앞두고 "구자욱이 정말 올해 우리 타선에서 필요할 때마다 타점을 올려주고 장타를 쳐주고 있다"며 "삼성이 2024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데는 구자욱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또 "우리 팀은 현재 선수단 구성이 베테랑들과 젊은 선수들의 나이 차가 크다. 중간급 선수들이 가교 역할을 잘해줘야 하는데 구자욱이 주장으로서 이 부분을 잘 해내고 있다"며 "구자욱의 솔선수범이 올해 젊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활기차게 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구자욱이 1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프로 데뷔 첫 단일 시즌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은 평소 차분한 성격이지만 올해 주장을 맡으면서 달라졌다. 승부처에서 적시타나 장타를 기록한 뒤에는 크게 포효하면서 세리머니를 펼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있다. 더그아웃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매 순간 노력 중이다.

박진만 감독은 "구자욱이 나와 성격이 비슷하다. 표현을 잘 안 하는 편인데 주장을 맡은 뒤 리액션을 일부러 더 크게 하는 게 보인다"며 "오히려 내가 쑥스러워서 구자욱이 득점 후 더그아웃으로 복귀했을 때 그 흥을 맞춰주지 못할 때가 많아 미안하다"고 웃었다.  

구자욱은 사령탑의 칭찬을 듣기라도 한 것처럼 타석에서 맹타를 휘둘렀다. 삼성의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기분 좋게 가을야구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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